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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수입차 오너인 직장인 박 모(36세·여)씨는 최근 차량용 스마트 키를 분실해 공식 서비스센터에 재발급을 요청했다. 재발급 비용은 약 80만원. 국산차의 가격과 비교하면 8배 차이다. 박 씨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만 스마트키 재발급이 가능한 터라 오랜 기간이 소요돼 렌터카를 이용했다"며 "렌터카 비용뿐 아니라 스마트키 재발급 비용 자체도 타이어 두 개 가격과 맞먹어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자동차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의 스마트 키 제작 비용은 국산차 보다 3~8배 비싸다. 물류비와 보안성 등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 폭리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 소비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국산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에서 생산된 모델의 스마트 키 제작 비용에 드는 비용은 7~9만원 수준이다. 지점별 공임비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마저도 1만원 정도 차이다. 10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반면 벤츠 등 수입차들은 적게는 20만원대에서 많게는 85만원대를 호가한다. 게다가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이 적어도 3일 이상 필요해 비용은 물론 시간까지 갑절로 들여야 한다. 급한 경우 렌터카를 이용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독3사(독일 수입차 브랜드 3종)의 스마트 키 가격은 BMW, 벤츠, 아우디 순으로 가격이 높다.

BMW의 경우 일반 스마트 키 제작 비용에 최소 20만원, 최대 60만원이 들어간다. 디스플레이 키 재발급 비용은 85만원이며 모델별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는 모델에 따라 40만~70만원 대다. 정식 딜러 11개사가 동일한 정가제로 운영된다. 리모콘키, 마스터키, 프로그래밍 공임을 모두 더한 가격이다.

아우디는 스마트 키 제작에 총 42만9550원이 들어간다. 스마트 키 부품값 33만2750원에 공임비 9만6800원을 더한 가격이다. 딜러사별 금액 차이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키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조금 과도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부품 값과 공임 등 여러 요소를 따져 정가제로 운영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대부분 다 비슷하게 가격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와 스마트 키 제작 가격이 비슷하다. 제네시스 G80의 경우 스마트 키 부품값은 8만4000원. 여기에 공임비 1만80000원까지 총 10만2000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두 브랜드에서 제작한 동급 차량 가격은 1000만~2000만원 차이인데 반해 스마트 키 제작 비용은 차이가 없다.

일부 소비자는 이를 놓고 수입차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물류비와 보안성 등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복제가 쉬운 국산차 스마트 키에 반해 수입차들의 스마트 키는 복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 브랜드는 스마트 키 제작 시 임의로 난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하다"며 "원본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본사 외에 지사들이 따로 만들 수도 없다. 원본 공수 등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보안성이 높은 만큼 가격이 높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스마트 키 외에도 기본 부품과 공임 등이 보편적으로 3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 여기에 프리미엄과 보안성 등을 따지면 8배까지도 차이를 나타낸다"며 "국산차와 수입차의 판매 가격 차이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입차 오너들은 스마트 키를 분실한 경우 이른바 ‘야매 업소’를 찾아 제작을 맡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에서 스마트 키를 제작하면 오류 등이 쉽게 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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