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 청계천 광교가 퇴근길을 서두르는 시민들로 분주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청계천 광교가 퇴근길을 서두르는 시민들로 분주하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코로나19발 후폭풍이 밀려오기도 전인데도, 보험업계가 실적 부진과 함께 생존의 기로에 섰다. 

저금리로 인한 보험영업손실이 가장 큰 문제다. 우량 채권을 조기에 처분해 적자 메우기에 급급하지만, 금융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준비금 부담과 손해율 상승을 막지 못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의 전체 순이익은 1조46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165억원(26.1%)이나 줄어든 수준이다. 

생명보험업계 손해가 특히 컸다. 생명보험사들의 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4856억원(38.4%)이나 줄었다. 손해보험사 순이익은 이보다 소폭인 309억원(4.3%) 줄어든 순이익이 6880억원을 기록했다. 

우량채권을 팔아치운 덕에 투자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주가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1조9735억원이나 증가했다.  보험영업손실은 마이너스 2조118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3월말 기준)는 2018년 2.50%, 2019년 1.84%에 이어 올해 1.27%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하락 여파로 시장금리도 빠르게 떨어지면서 보험사들이 쌓아야 할 보증준비금 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변액보험 판매 보험사는 시장금리가 하락해도 최저보증이율로 약속한 이율은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준비금 적립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보험사들은 적자를 투자영업이익 등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이는 주로 고금리 우량채권 등의 조기 매각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 3년간 1분기 투자영업을 보면 2018년 7조9000원, 2019년 8조3000억원, 2020년 10조2000억원 꾸준히 증가해왔다. 

금감원은 "2분기도 매출 감소, 실효·해약 증가, 투자자산 부실화가 우려되면서 손익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보험사 건전성 악화를 초래하는 무분별한 상품개발, 변칙적 영업경쟁 및 부실한 자산운용 등에 대한 상시감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분기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는 일시납 저축성 보험의 실계약 실적이 호전되면서 50조37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손해보험회사도 장기인보험,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등의 수입료가 증가하면서 수입보험료가 23조9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44억원(9.1%) 증가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효과가 본격화되기 전에 달성한 이런 영업실적을 앞으로도 달성할 수 있을까다. 보험은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사례가 적어 신계약 유치에 보험모집인의 권유와 설득이 필수다. 지난해 대면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은 99%에 달했다.

홍민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원격근무, 저금리, 성장률 모든 측면에서 위기에 직면한 만큼 원격근무 및 디지털 환경 정비부터 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동시에 보장범위와 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미래의 리스크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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