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수주한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사진=유준상 기자]
롯데건설이 수주한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건설업계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흥미진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대형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며 지난해 ‘수주킹’ 현대건설을 밀어내고 수주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중간성적표를 뒤집을 ‘변수’가 다분하다. ‘역대급 재개발’로 통하는 한남3구역을 두고 현대‧GS‧대림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수주랭킹을 쉽사리 예단하기 힘들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23일 갈현1구역 재개발(수주총액 9255억원)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현재 건설업계 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달리고 있다.

갈현1구역 수주액은 롯데건설이 부산과 울산에서 따낸 상반기 수주총액(6632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로써 롯데건설은 올해 총 1조5832억원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기록하게 됐다.

앞서 갈현1구역을 두고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다. 그러나 재입찰과 유찰이 거듭된 뒤 조합이 입찰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면서 롯데건설이 재빨리 기회를 가로챘다.

지난해 수주킹 현대건설은 롯데건설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건설업계 최초 1~4월 총 1조원 수주고를 달성했지만 이번에 롯데건설의 ‘한방’에 밀려나게 됐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전통 강자’란 명성답게 △서울 신용산북측2구역 △서울 제기4구역 △서울 장위11-2구역 △부산 범천101구역 △원주 원동나래구역 △대전 대흥동1구역 등 무려 6곳(총 수주총액 1조2130억원)을 수주하며, 롯데건설의 뒤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울산 중구 B-05구역 △청주 사직1구역 △인천 송림1‧2구역 등 3곳(수주총액 1조23억원), 대림산업이 △제주 탐라삼덕 △청주 사직1구역에 이어 최근 △서울 방배삼익까지 3곳(수주총액 5387억원)을 각각 수주했다.

이어 GS건설이 서울 한남하이츠(수주총액 3287억원) 1곳을 따내며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주총액 1조6915억원을 내며 3위를 기록한 실적에 비하면 다소 부진한 양상이다.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전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수주총액 2400억원) 사업을 수주하며 단번에 5위를 꿰찼다.

2020년 현재 기준 도시정비사업 수주총액 순위. [표=유준상 기자]
2020년 현재 기준 도시정비사업 수주총액 순위. [표=유준상 기자]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롯데건설이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반기에 이르기 전 굵직굵직한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있어 수주랭킹이 단번에 뒤집힐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로 이달 30일에는 총공사비 8087억원 규모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있다. 이곳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각 사 사장까지 홍보에 동원되며 혈전을 벌이고 있다. 반포동 1109 일대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동 2091가구를 짓는다.

정비사업 수주 판도를 뒤집을 최대 변수는 ‘역대급 재개발’ 한남3구역이다. 내달 21일 시공사선정총회가 열리는 이 사업은 공사비 예가가 무려 1조8880억원에 달한다.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197개동 5816가구를 짓는다. 수주전에 뛰어든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3개사 중 시공권을 따내면 단번에 올해 누적 수주액 1위에 등극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남3구역 입찰 참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입찰과 다르게 수주전이 과열되지 않도록 조합이 건설사 홍보 행위를 집중 관리하고 있어 이번 입찰이 무산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노우창 한국주택문화연구원 기획실장은 “하반기엔 확실한 수주고를 올릴 수 있는 정비사업장이 부재한 만큼 건설사들에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가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마지막 정비사업 대형물량인 반포3주구와 한남3구역의 시공권을 놓고 벌어지는 수주전이 치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