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인터넷에서 본 우스갯 글이 있다. “만약 아침에 출근하는데 유난히 공기가 상쾌하고 뻥 뚫린 듯 숨쉬기 편하다면 마스크를 안 쓰고 나온 것이니 당장 돌아가서 마스크를 쓰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가끔 저지르는 실수였다.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마스크를 쓰고 출근한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익숙해지니 새삼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설국열차’에는 ‘7인의 반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꼬리칸의 주민들의 반란을 일으키고 그 중 7명이 열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갔다는 내용이다. 

이 반란에서 선봉에 선 사람은 이누이트족이다. 북극해 연안에 사는 이 민족은 추위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점 때문에 그는 추위를 볼 줄 알았고 “이 정도 추위면 밖에서 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누이트족이 아니었던 사람들은 모두 얼어죽고 말았다. 

이누이트족은 우리와 다른 인간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오랜 기간 북극에 살면서 추위에 적응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거리를 두고 지내야 하는 삶이 많이 낯설고 힘들었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활기를 잃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꾸역꾸역 이 삶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마스크는 없으면 허전한 물건이 돼버렸고 손 청결은 버릇이 돼버렸다. 코로나19는 여전히 활개치며 돌아다니지만 이제는 그것이 두렵거나 힘겹지 않다. 여기에는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진들의 고된 노력이 있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국민들의 수고스러움도 있었다. 

소위 ‘포스트 코로나’라는 시대는 이전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오랫동안 마스크를 일상처럼 함께 할 것이며 비대면 사업은 활황을 누릴 전망이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했던 서비스는 변화하고 어떤 산업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것은 이미 예견된 미래일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과 5G가 활성화되면 어떤 산업은 로봇이 대신하게 되고 어떤 산업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 시대가 우리의 의지와 다르게 조금 빨리, 강제로 찾아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뉴 노멀’을 언급하지만 그것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부터 예견된 미래다. 

힘겨워 하거나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언젠가 코로나19는 스페인독감처럼 사라지거나 말라리아, 에이즈처럼 인간과 공존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말라리아, 에이즈를 곁에 두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새로운 삶에 인간은 결국 적응한다. 인류는 탄생 이래 수많은 진화를 거쳐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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