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VR.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ICT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연구기관에서는 가상현실(VR)을 새로운 미래 유망기술로 언급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VR 시장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다. 콘텐츠 부족으로 시장이 활기를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달 29일 미래기술 전문가 25명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 기술 25가지’를 선정했다. 

KISTEP과 미래기술 전문가들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 서비스와 위기대응이 일상화 되고 자국중심주의가 강화된다. 바이오헬스 시장에서도 도전과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대면 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실감형 영상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분야에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혼합한 교육 콘텐츠가 확대되고 문화·스포츠 분야에서도 VR 영화와 공연·스포츠 중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VR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선 뒤부터 늘 핵심기술로 부각돼왔다. 5G 상용화 이후에는 대용량 영상 전송이 필요한 만큼 VR 시장은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 등은 VR 시장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콘텐츠가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시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VR과 360도 사진 콘텐츠를 제공하는 ‘삼성 XR’에 대한 지원을 9월 30일자로 중단한다. 앞서 지난달에는 페이스북 VR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협업해 선보인 ‘기어 VR’의 앱 지원도 종료했다. 갤럭시노트4부터 지원하던 VR앱도 갤럭시S10부터 지원이 종료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사실상 VR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구글 역시 야심차게 선보였던 데이드림 프로젝트 운영을 지난해 10월 종료한다. 데이드림은 2016년 구글이 선보인 VR 플랫폼으로 VR 헤드셋인 '데이드림뷰'에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장착하는 방식이다.

구글 측은 당시 “구글은 어디서나 휴대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몰입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폰 VR에서 많은 잠재력을 봤다. 그러나 점점 스마트폰 VR이 장기적인 솔루션이 될 수 없는 명확한 한계점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최근 VR 전문기업인 ‘넥스트VR’을 인수했다. 그러나 VR보다는 AR에 더 힘을 싣고 있다. 

IT전문매체 프론트페이지테크는 애플이 최근 새로운 AR글래스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애플글래스’라고 소개된 이 안경의 가격은 499달러다. 안경 렌즈에는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아이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으며 LiDAR 센서와 무선 충전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애플은 당초 올 가을 아이폰 공개행사에서 이 안경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내년 3월로 공개가 미뤄졌다. 제품 출시는 2021년 말 또는 2022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오큘러스의 역량을 바탕으로 VR 사업을 여전히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VR 소셜 플랫폼인 ‘호라이즌’을 공개했으며 SK텔레콤을 포함한 기업들과 새로운 VR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HMD 전문기업인 HTC도 신제품 디바이스를 내놓고 있다. 7일에는 세계 최초 모듈형 VR 디바이스인 ‘바이브 코스모스 엘리트’를 출시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7일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를 VR로 진행했다. 

이처럼 VR에 대해 업계 반응이 엇갈리는 것은 VR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VR은 그동안 콘텐츠가 부족하고 디바이스가 무거워서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소셜 VR의 경우도 영상 용량 한계 때문에 고화질 그래픽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관련부처와 연구기관 통신기업 등이 나서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노력했지만 공급 속도는 여전히 더딘 편이다. 

[사진=LG유플러스]

SK텔레콤은 넥슨,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과 협력해 VR과 AR 콘텐츠 및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LG유플러스도 5G 핵심 전략으로 콘텐츠 개발에 주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실감형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시키기로 하고 제작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교육과 의료 등 측면에서는 여전히 활용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학습을 계기로 VR을 활용한 체험형 온라인 교육도 이뤄질 전망이다. 또 현재 이뤄지고 있는 치매예방 VR 프로그램 외에도 비대면 원격의료가 활성화 될 경우 VR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기업 채용과 패션 시장에도 VR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VR은 영화와 게임 위주로 활로를 모색했으나 앞으로는 교육과 의료, 채용, 회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하며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미래 유망기술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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