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7: 어드밴트 칠드런'. [사진=스퀘어에닉스]

◇에너지를 독점하고 환경을 파괴한 최악의 기업, 신라컴퍼니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신라컴퍼니는 엄밀히 따지면 게임에 등장한 기업이다. 스퀘어에닉스가 출시한 게임 ‘파이널 판타지 7’에 등장한 이 기업은 평범한 군수기업으로 창사됐으나 미래 에너지원은 마황을 대규모 추출하는 법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손에 넣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군수산업과 우주탐사, 네트워크 등 주요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신라컴퍼니는 평범한 에너지 기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추출하는 ‘마황’이라는 에너지는 별의 생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 에너지를 추출할수록 별은 생명력을 잃고 죽어간다. 

이런 신라컴퍼니의 권력에 반발해 아발란치 등 무장세력들이 여러 나라에서 생겨났으며 이 세력과 신라컴퍼니의 대결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고 있다. 

‘파이널 판타지 7’은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2005년 ‘어드벤트 칠드런’이라는 이름의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바 있다. 게임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 작품에서는 마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과 이를 둘러싼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는 한국전력이나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공기업에서 운영한다. 국민의 생명 및 재산과 직결된 만큼 사기업에는 맡기지 않고 있다. 때문에 에너지 기업이 과학적으로 ‘나쁜 짓’을 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다만 마황과 마찬가지로 ‘건드려선 안 될 에너지’가 있는지 짚어볼만 하다. 이 물음은 당연히 원자력과 이어질 수밖에 없다. 

원자력은 분명 이로운 에너지원이다. 풍력이나 수력발전보다 효율이 높고 화력발전보다 친환경적이다. 태양열 발전보다 차지하는 면적도 크지 않다. 영토가 넓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원자력은 가장 합리적인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원자력이 위험한 에너지원이라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의 참사를 기억한다면 그 위험성은 부정하기 어렵다. 때문에 에너지를 운용하는 사람의 윤리와 도덕은 정말 중요하다. ‘파이널 판타지 7’도 결국은 에너지를 운용하는 기업의 부도덕함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사실상 오스코프의 기술로 탄생한 스파이더맨. 사진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사진=소니픽쳐스]

◇본의 아니게 나쁜 기업, 오스코프

‘스파이더맨’ 세계관에 등장하는 오스코프는 ‘나쁜 기업’의 범주에 두기에는 뭔가 복잡해진다. 유전자 연구와 군수업을 주로 하는 오스코프는 인류의 질병 치료와 방위목적의 사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살펴보면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는 오스코프에서 연구 중인 유전자 조작 거미에 물린 뒤 스파이더맨이 된다. 스파이더맨이 탄생하는데 크게 일조한 회사인 셈이다. 

그러나 오스코프는 스파이더맨 이상의 수많은 빌런을 만드는데 일조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오스코프의 후계자 해리 오스본이 그린 고블린으로 태어나는데 오스코프의 기술이 일조했다. 

그리고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가장 매력적인 빌런으로 꼽히는 닥터 옥타비우스(알프레드 몰리나)나 ‘스파이더맨3’의 서브 빌런인 샌드맨(토마스 헤이든 처치)이 탄생하는데도 오스코프가 관여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이르면 오스코프는 정말 만악의 근원이 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의 리저드맨(리스 이판)은 오스코프의 과학자였으며 오스코프의 기술을 탈취해 뉴욕 시민을 모두 괴물로 만드려는 음모를 꾸민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도 그린 고블린(데인 드한)이 탄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의 탄생에도 관여한다. 

워낙 다양한 빌런을 다양한 기술로 만들어낸 만큼 과학적으로 할 이야기도 많다. 다만 그 이야기는 대부분 “불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내놔야 할 것들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거미에 물리면 초능력을 얻을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슈퍼히어로 영화에는 유난히 이런 설정이 많다. 거미에 물려서 스파이더맨이 되거나 감마선에 노출된 뒤 헐크가 되거나 고문당하다가 데드풀이 되는 식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거미에 물리면 아프고 감마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죽을 수 있다. 당연히 고문당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오스코프가 만든 대부분의 빌런들도 이와 유사할 것이다. 다만 닥터 옥타비우스는 최근 개발되는 웨어러블 로봇을 감안한다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흉하게 생긴 웨어러블 로봇을 누가 이용하고 싶을까? 심지어 사람 말을 안 듣는 인공지능까지 탑재하고 있다. 

'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중 렉스 루터.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정체불명의 회사, 렉스코프

‘슈퍼맨’과 DC유니버스에 등장하는 렉스코프는 뭘로 돈 버는 회사인지 알 수가 없다. 만약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본다면 사업목적에 ‘슈퍼맨 죽이기’라고 적혀있을 것 같다. 

영화에서 렉스코프가 하는 일은 아무런 과학기술도 없고 사업하는 것도 없이 정말로 슈퍼맨을 방해하는 것 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체 이런 회사를 가지고 과학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렉스코프는 자신들만의 어떤 과학기술도 가지고 있지 않은 회사다. 

대신 슈퍼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것은 ‘외계인’ 슈퍼맨이 아니라 외계에서 지구로 온 슈퍼맨에 대한 이야기다.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은 크립토 행성의 반란을 피해 지구로 보내진 아이다. 크립토 행성은 모든 시민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자신의 역할을 부여받는다. 슈퍼맨 칼 엘은 그런 역할을 거부하고 태어난 아이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 아이는 지구의 한 시골마을에 불시착 한 뒤 조나단 켄트(케빈 코스트너)와 마사 켄트(다이안 레인) 부부에 의해 클락 켄트라는 이름을 받고 길러진다. 

클락은 성장 과정에서 큰 혼란을 겪는다. 이 혼란은 클락의 신체가 지구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클락은 성장과정에서 지구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몸이 되지만 클락을 찾아 지구로 온 조드 장군의 무리는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월드엔진’을 가동해 지구를 크립토 행성으로 ‘테라포밍’하려고 한다. 

테라포밍은 인간이 살 수 없는 행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지구의 환경이 파괴돼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인간은 새로운 터전을 찾아 다른 행성을 테라포밍해야 한다. 현재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행성이 화성, 목성의 위성 유로파, 토성의 위성 타이탄과 엔셀라두스 등이다. 

만약 인간이 테라포밍을 하게 된다면 그 과정은 조드 장군처럼 폭력적이진 않을 것이다. 대기를 만들고 물을 만들고 기온을 높이고 식민지를 건설하는 등이다. 다소 평화로운 과정이긴 하지만 이것을 수행하는데는 굉장한 과학적 기술이 요구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화성을 테라포밍하는데 드는 비용은 우리 돈으로 약 440조원이다. 그런데 기간은 무려 480년이 소모된다. 480년간 440조원을 감안한다면 그리 큰 돈은 아니다. 다만 그때까지 인류가 존속할지, 만약 존속한다면 화성 테라포밍은 각 국가별로 어떻게 영위해야 할지 숙제가 남았다. 

렉스 루터 입장에서 슈퍼맨은 외계에서 온 우월한 존재다. 실제로 그는 슈퍼맨에게 열등감을 느꼈으며 그것이 빌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는 렉스가 슈퍼맨을 두려워했다고 봐도 좋다. 실제로 그의 종족은 지구를 테라포밍하려고 한 전적이 있다. 그리고 ‘배트맨 v 슈퍼맨’에서는 그들의 기술을 이용해 슈퍼 빌런 둠스데이를 만들어낸다. 

만약 인류가 다른 행성을 테라포밍한다면 그 행성에 사는 어떤 존재는 인간을 슈퍼맨으로 인식하고 빌런이 되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 빌런에 대한 걱정은 우리 다음, 그 다음 세대가 걱정해야 할 일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핍을 가진 주인공과 막강한 빌런이 등장해야 한다. 빌런이 막강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주로 기업을 경영하는 재벌이 빌런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빌런이나 다름없는 기업들도 종종 있지만 그와 반대로 히어로가 되는 기업도 있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은 어떤 기업도 ‘지구정복’을 목표로 사업을 독점하진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경제 구조는 기업이 세계를 독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빌런 기업은 영화에서만 찾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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