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지난해 시장 불황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회복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6조9907억원의 매출과 2조72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꿈의 영업이익률’이었던 50%를 넘겼던 2018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에 그쳤다. 

4분기에는 매출 6조9271억원, 영업이익 236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3%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시장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와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으나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고객들의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으로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져 경영실적은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4분기는 달러화의 약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수요 회복에 적극 대응한 결과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비중을 확대한 제품군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신규 공정 전환에 따른 초기 원가 부담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사업은 악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4분기 매출 16조7900억원, 영업이익 3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7조77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도체 연간 영업이익은 14조200억원으로 전년도 영업이익 44조5700억원보다 약 30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27조7700억원이고 2018년 영업이익이 58조89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도체 불황의 여파가 기업 전체에 타격을 줬다고 볼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면서 올 1분기부터 상승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램 판가가 올 1분기부터 상승세에 진입하고 낸드플래시 역시 1분기부터 상승세에 접어들다 하반기에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판매가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 1분기에 가격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에 비하면 디스플레이 업계는 회복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역시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은 23조4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줄었으며 누적 적자는 1조3593억원이다. 4분기 기준 매출은 6조4217억원, 영업손실은 4219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P-OLED 거래선에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면서 물량은 늘었지만 LCD 구조 혁신에서 발생한 비용의 여파로 적자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도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지났다. 디스플레이 사업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58억원으로 2018년 2조6200억원보다 약 1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4분기 영업익도 2200억원에 머물렀다.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계절적 비수기를 감안해도 전년 동기 9700억원에 비하면 22% 수준이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과 LG디스플레이는 모두 올 하반기가 돼야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와 LCD 판가 하락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 주력 사업의 수요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일부 고객들의 수요가 둔화돼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되나 고객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 1분기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디스플레이 사업이 1분기 적자전환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TV 팹(Fab) 축소로 LCD 패널 출하는 감소했지만 OLED TV 및 P-OLED 스마트폰 출하 증가 등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10% 증가했다. 다만 P-OLED 양산에 따른 고정비 증가와 LCD 구조 혁신에 따른 손실로 올 상반기에도 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 2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가다 3분기부터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 가동이 내년 상반기 이뤄지면서 흑자전환 시기가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광저우 OLED 팹의 3만장 규모 추가 투자가 진행 중”이라며 “올해까지 설비 셋업 완료해 내년 상반기 중에는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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