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전동킥보드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 제품들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전동킥보드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 제품들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인기를 타고 전동킥보드 시장이 수년째 고속성장을 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더욱이 다음달부터 30㎏ 이상 전동킥보드 제작·판매가 금지되는 등 규제까지 강화되면, 국내 제조사들의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6만 여종의 전동킥보드 제품 중 5만 개 제품 이상이 중국제조사를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국내 유통 제품 대다수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산 제품은 최소 30만원선부터 최대 100만원대 이상까지 주로 중·고가형 제품이 주를 잇는 반면, 중국 제품의 경우 1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저가형 제품이 대다수다.

이는 전동킥보드뿐 아니라 전동휠, 전동보드, 전기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기존 수백원에 호가하던 관련 제품의 가격을 최대 10분의 1수준까지 끌어내려 시장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에 부품 불량 등 각종 불만사항이 발생하고 있지만 ‘저품질 대량생산’이라는 메커니즘 속에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의 주류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전동킥보드의 도입을 주도한 공유 플랫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브시 업계 1위 업체인 ‘킥고잉’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대표적인 중국 제조사 샤오미의 제품의 프로토타입부터 신규 세대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오고 있다. 함께 병용하고 있는 나인봇 또한 샤오미그룹에 인수된 중국계 스타트업으로 결이 다르지 않다.

강남 등 수도권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씽씽’ 역시 샤오미그룹의 또 다른 제조회사인 샤오바이의 'K1 스쿠터' 제품을 이용 중이다.

국내 공유 플랫폼 최초로 자체제품 개발에 성공한 ‘고고씽’도 실질적인 제품 생산은 중국의 난징콰이란을 통해 이뤄져 사실상 국내 공유 플랫폼 제품 99% 가량이 중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각종 전동킥보드 공유 플랫폼 제품 상당수가 중국 제조사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각종 전동킥보드 공유 플랫폼 제품 상당수가 중국 제조사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적인 전동킥보드 공유 플랫폼을 보유한 ‘라임’의 사정도 다르진 않다.

자체개발 모델을 통해 세계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시장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갖고 있지만, 해당 제품 역시 샤오미그룹의 산하 기업인 세그웨이가 제품 생산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샤오미그룹의 제품들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타 제품 대비 우수한 안전성과 내구성이 주효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우리나라보다 앞서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육성에 나선 국각들은 국가 차원에서 관련 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초 24억달러의 규모 전기차·배터리 개발 지원을 승인하고 환경규제를 강화해 시장 육성에 나섰다. 유럽 역시 친환경 모빌리티 정책패키지를 통해 산업 육성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국내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연 6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국내 제조사의 시장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삼천리자전거, 나노휠, 머니모터스, 에이유테크 등의 국내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은 미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공유 플랫폼 K업체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가장 일반화된 규격에 만족하면서도 누구나 탈 수 있는 가성비 있는 제품이 현재까지는 중국 제품이 유일하다”며 “국내 제조사 제품들이 안전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 시장에서 통용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관련 규제 등으로 아직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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