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18일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두고 벌어진 한미공조 균열 논란에 대한 청와대의 즉각적인 해명이 좀처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남북협력 구상에 관한 해리스 주한 미 대사의 잇따라 어깃장을 놓자 정면 반박하면서 한미 정부 간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미국 국무부는 북미 간 비핵화 협력에 대한 속도 조절을 강조했고, 특히 정부여당의 공분을 샀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두둔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미국과의 긴밀하게 협의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 17일 그동안 남북관계를 비롯한 우리 정부의 구상에 대해 반대 입장으로 일관하던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한미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남북 협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 개별 관광도 비핵화의 틀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라면 언론을 통해 전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걸 미국의 견해처럼 평가하는 건 ‘침소봉대’”라고 덧붙였다.

비핵화 협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한미 공조는 변함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의 잇단 발표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는 극명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남북 협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남북협력이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구상할 때마다 북미관계의 진전에 맞게 남북관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아울러 개별 관광을 추진하려면 미국과 먼저 상의하라는 해리스 주한 미 대사의 발언에 이어 우리 정부의 남북 협력 구상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해리스 대사 발언 논란과 관련, “해리스 대사를 크게 신뢰한다”며 두둔하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8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왼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8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왼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우리 정부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개별 관광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특히 남북 협력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묘수를 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대북 인도지원이라든지 사회문화 교류, 또 당국 간의 어떤 회담 이런 여러 가지 계기를 통해서 방북이 이뤄져 왔다”라면서 “개별관광 역시 남북한 민간교류의 확대 이런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북 협력 추진을 둘러싼 한미 간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향후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남북 협력을 강화해 그 힘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대남 불신을 강하게 보이는 북한이 무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는 한 미국의 남북관계 속도 조절 요구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정부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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