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C/HE사업본부장을 맡았던 권봉석 사장(오른쪽)은 연말 인사를 통해 LG전자의 새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MC사업본부장은 또 한 번 교체 시기를 맞게 됐다. 사진은 전임 조성진 부회장과 포옹을 하고 있는 권봉석 사장 모습. [사진=LG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4년 새 4명의 수장을 교체하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28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이연모 MC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새 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조성진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새 대표이사에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이 임명됨에 따라 연쇄적으로 인사이동이 이뤄졌다. 새로 선임된 이연모 부사장는 2017년 조준호 전 사장의 퇴임 후 네 번째 MC사업본부장이다. 

통상 사업본부의 수장을 맡기면 성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3년은 지켜봤던 이전 사례에 비하면 급격하게 본부장이 바뀌는 셈이다. 2017년까지 MC사업본부를 담당했던 조준호 사장이나 이전 본부장이었던 박종석 사장 모두 3년씩 MC사업본부를 맡았다. 그만큼 MC사업본부가 4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의 영향으로 갈 길을 잡지 못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17년에 물러난 조준호 사장은 MC사업본부 북미사업장 시절에 초콜렛폰과 샤인폰을 연이어 성공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2015년 1월 MC사업본부장을 맡은 후 G Flex 2와 V10, G4 등을 출시했으나 실패를 맛봤다. 결국 그 해 3분기 MC사업본부는 적자 전환해 현재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은 이후 G5, G6, V20 등으로 적자 탈출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2017년 1분기에는 영업손실을 2억원까지 줄이며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를 가졌지만 이내 다시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결국 그 해 말 V30까지 출시한 조 사장은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 LG인화원 원장으로 임명됐다. 

조 사장의 후임으로는 황정환 단말사업부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다. 황 부사장은 HE사업본부 TV개발담당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LG전자 OLED TV의 성공을 이끈 장본인이다. 

황 부사장은 2018년 MC사업본부장 재직 후 스마트폰의 기본기인 A(오디오), B(배터리), C(카메라), D(디스플레이)를 강조하며 V40과 G7 등을 출시했다. 이 시기에 출시한 제품들에는 LG전자의 인공지능(AI) 브랜드인 씽큐(ThinQ)를 접목시켰다. 또 Q 시리즈와 K 시리즈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 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하고자 했다. 

특히 V40 씽큐는 업계 최초로 전후면 5개의 카메라를 탑재해 LG전자가 그동안 소홀히했던 카메라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또 처음으로 해외 시장 맞춤형 스마트폰인 V35씽큐를 미국 시장에 내놓으며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벌였다. 

당시 LG 스마트폰은 품질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고객의 신뢰도 많이 떨어진 탓에 쉽게 실적 개선이 이뤄지진 않았다. 특히 2018년 4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3000억원대까지 늘어나면서 황 부사장의 ‘기본기’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됐다. 

LG전자는 황 부사장이 겸직을 하고 있던 융복합사업개발센터가 융복합사업개발부문으로 승격되면서 여기에 전념하기 위해 MC사업본부장을 교체한다고 설명했으나 재계에서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황 부사장이 전담하던 융복합사업개발부문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폐쇄됐다. 

올해 MC사업본부는 권봉석 사장이 HE사업본부와 함께 책임지게 됐다. 한 명의 대표이사가 2개 사업본부를 모두 맡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진 셈이다. 

이연모 신임 MC사업본부장(부사장). [사진=LG전자]
이연모 신임 MC사업본부장(부사장). [사진=LG전자]

권 사장은 HE사업본부장과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 ㈜LG 시너지팀장 등 여러 사업부를 거치며 기술과 경영을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권 사장은 취임 후 G8 씽큐와 V50, V50S 씽큐 등을 출시했다. 이 중 듀얼 스크린을 탑재한 V50 씽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MC사업본부 부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어 하반기 출시된 V50S 씽큐는 2세대 듀얼 스크린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MC사업본부의 생산거점을 경기도 평택에서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하면서 원가 절감에도 노력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MC사업본부는 올 3분기 적자폭을 전분기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 

권 사장에 이어 MC사업본부장을 맡게 된 이연모 부사장은 1988년 당시 금성사 해외투자실에서 근무를 시작해 미국법인 IT브랜드담당, MC사업본부 북미영업담당을 맡은 글로벌 전략통이다. 지난해 2월부터 MC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을 맡아 시장의 호평을 받은 단말기 출시에 기여한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사업부문을 맡기면 성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2년은 기다려준다”며 “사업부문장이 이렇게 자주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권봉석 사장의 경우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진 교체가 아닌데다 후임 이연모 부사장은 권 사장과 함께 일한 만큼 전략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MC사업본부는 조만간 실적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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