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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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퇴직연금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50조에 달하는 신규 수요가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 유치에 한창인 은행·증권사와는 달리 보험사들은 오히려 위축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의 전체 규모는 20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21조6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양적 팽창이 가파르지만 신규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은행·증권사의 공격적 움직임에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퇴직금' 제도를 폐지하고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7년 기준 가입률 50.2% 가량이던 퇴직연금 시장이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규 고객 선점을 위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권이 가장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 계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해당 연도 수수료를 면제하는 제도를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다. 하나은행도 만 19세에서 34세 사회 초년생에게 퇴직연금 수수료를 70% 감면해준다.

전일 KB증권도 확정급여형(DB)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증권업계 최초다. 또 적립금 50억원 이하의 중소규모 기업체의 수수료율은 연 0.42%로 0.08%포인트 대폭 내렸다. 

특히 증권사들의 영업은 최근 들어 공격적으로 됐다. 펀드의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르지만, 은행·보험사에서 판매되는 상품과는 달리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집계된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 운용 결과 직년 1년 평균 수익률을 4.1%이다.

반면 보험사는 사정이 다르다. 생명·손해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예적금 금리보다도 낮아지는 추세인 것으로 진단하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75% 가량으로 물가상승률과 수수료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마이너스다. 이런 가운데 보험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5년 31.8%에서 2018년 28.8%로 점차 떨어지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90%가 넘기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률은 거의 없다"면서도 "은행·증권사에 비해 선제적인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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