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15층 그랜드스테이션에서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최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초청 인터뷰가 있었다. 이날 인터뷰에는 이뉴스투데이, 아주경제, 더팩트, 데일리안 등 회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재인 후보가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문재인 후보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려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원도심의 재생을 통해 한국형 뉴딜정책을 펼쳐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주거문제와 노인들의 임대소득 보장 방안을 내놨다. 국민들에게 공개된 문재인 후보의 휴대전화에는 수 만 건의 정책제안이 들어왔고,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하소연하는 문자가 가장 많았다는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미세먼지는 특히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문재인 후보는 해결책으로 탈원전과 함께 탈석탄화력발전을 내놨다.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야말로 양극화 해소 방안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밝혔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민간기업에 맡겨놓은 일자리 정책이 실패했음을 강조하며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일가치의 노동에는 동일임금을 적용하도록 이를 법제화하여 강제하겠다는 정책도 눈에 띄었다. 특히 남녀간 임금격차를 80% 수준까지 좁혀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현재의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선진국 사례를 들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비대한 경호실을 해체하고 대통령 경호 업무를 다른 선진국처럼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에서 전담하는 방안을 내놨다. 특히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경호를 약속했다. 사전에 대통령의 동선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남대문시장이나 광화문광장, 대학로 등에서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미디어 종사자로서 이날 가장 관심이 갔던 이야기는 언론을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문 후보는 인터넷 발전의 고도화에 따라 모바일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는 전혀 맞지 않게 된 신문법에 대해 개혁 의지를 밝혔다. 현재 인터넷 언론은 신문법 적용을 받고 있다. 기존 종이신문의 하위 개념으로 인식하는 수준이다. 이를 독자적인 영역, 독자적인 산업으로 다루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밝힌 것은 주목할만 하다.

 

특히 모든 인터뷰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소감을 밝히면서 언론의 불공정성을 강조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문재인 후보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우리 언론환경이 야당에게 호의적이지 않은게 사실이다. 언론환경이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데, 그런 제도권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매체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가 언론의 불공정함을 대놓고 지적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문재인 후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기존 매체 환경의 불공정함과 불합리성을 지적한 것은 향후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언론개혁이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미 미디어 환경은 전면적인 전환시대에 서있고,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기존 매체들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들 매체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천은 정치권력, 경제권력, 그리고 관료들과의 유착 때문이다. 정부가 이 같은 유착관계만 근절시켜도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경제질서 체제 구축이 가능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길은 시장경제질서 체제 구축이라고 믿고 있다. 이 질서는 새로운 인터넷 매체나 모바일 미디어, 1인 미디어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미디어 산업이 사양산업이라고 평가받는 것은 기존 매체 질서에서만 바라본 시각일 뿐, 지금 세계는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가 도래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시장경제질서 체제의 구축과 반시장경제적 요소의 퇴출이 단행된다면 언론개혁은 절독운동 등의 단순한 수준을 벗어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 후보의 마지막 소감이 예고한 것은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개막’이었다.

<필자 소개>

칼럼니스트 권순욱은 『법률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파이낸셜뉴스』 법조팀장과 증권금융부 기자, 정치웹진 『서프라이즈』 편집장, 『법무법인 광장』 대외협력실장, 『뉴스토마토』 증권부장과 정치경제부장, 『이투데이』 자본시장부장 등을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현재 『권갑장의 정치신세계』 팟캐스트 운영자 및 프리랜서 작가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글쓰기와 방송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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