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근하 기자] LG G6가 세계 무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거친 곳은 ‘그냥 공장’이 아니었다. 물 속, 먼지 속, 화염 속, 압력 속에서 살아남은 G6만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지난 24일 오후 기자단은 G6의 생산 공정을 둘러보기 위해 경기도 평택시 소재의 LG 디지털 파크를 방문했다. 이 곳은 스마트폰·TV·자동차 부품 등이 생산되는 LG전자의 핵심제조복합단지다.

이날 본지 기자가 속한 그룹은 가장 먼저 최종 조립라인이 자리 잡은 G2동 4층을 찾았다. 입장에 앞서 기자들은 방진복과 덧신을 착용한 채 에어워시룸(Air Shower)을 지나야 했다. 머리칼이 거세게 흩날리는 수준의 바람으로 신체의 이물질을 털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에어워시룸을 통과하자 5000㎡ 규모의 공간 속에 열을 맞춰 늘어선 14개 조립라인이 보였다. 한 쪽 벽면에 걸린 ‘품질로 한판 붙자’, ‘생산계획 100% 독하게 달성합시다’ 등의 현수막은 분주한 분위기를 더했다.

LG전자 직원이 G6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최종 조립라인의 모습 <사진제공=LG전자>

조립부터 최종검사까지 이르는 구간은 약 36m, 이 중 24m는 품질 테스트를 위한 장비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테스트는 모듈화 된 부품을 조립하고 세트를 만들면서 각종 기능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조립된 스마트폰은 방수 성능에 대한 테스트 이후 마이크·스피커·GPS 등 부품의 특성을 검사하는 ‘MITS(Multi-function Integrated Test System)’ 공정을 통과한다.

다만 여기서 진행되는 방수 테스트는 실제 물이 아닌 공기(압력)를 이용해 외압이 얼마나 줄어드느냐에 따라 방수 여부를 점검한다.

이어 각종 센서와 터치 드로잉 등 감성적 판단이 필요 없는 항목을 자동화 설비로 검사하는 ‘추가 기능검사(Additional Function Test)’, 사용자 관점에서 사람이 직접 검사하는 ‘사용자 기능 테스트(User Function Test)’가 실시된다. 불량여부를 육안으로 점검하는 ‘최종 검사(Final Inspection)’까지 끝나면 제품은 포장라인으로 이동한다.

현장 관계자는 “G6의 경우 총 12개의 생산라인(주간 8개·야간 4개)을 가동한다”면서 “1개 라인에서는 8시간 기준 약 3600개의 제품이 생산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이 약 1미터 높이의 투명한 사각 통에 G6를 넣고 회전시키는 연속 낙하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3층으로 향했다. 스마트폰의 품질을 다각도로 테스트하는 제품 인정시험실이었다. 개발 단계에 있는 제품의 내구성·안전·성능·수명 등을 점검해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는 곳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품질 최우선주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스마트폰 제품별로 약 5000시간 동안 가혹한 조건에서 각종 테스트를 실시한다. 총 1000여 항목의 품질 테스트가 이뤄지며 품질 기준만 6만여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테스트는 크게 하드웨어 시험, 소프트웨어 시험으로 나뉜다. 하드웨어 시험은 신뢰성·무선주파수·오디오·화질·규격을 점검하는데, 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뢰성 시험은 낙하·충격·구부리기·비틀기 등 내구성 항목을 테스트 한다.

실제로 연구원들은 약 1m 높이의 투명한 사각 통에 G6를 넣고 끊임없이 회전시키는 연속 낙하 시험에 한창이었다. 쿵쿵거리는 소리는 몇몇 기자들을 놀래킬 정도로 컸지만 제품의 내구성에 믿음이 가는 순간이었다.

연구원이 IPX8단계 전용 장비에서 G6의 방수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G6의 IP68 등급 방수 성능을 검증하는 방수 시험도 확인할 수 있었다. IP68 등급은 1.5m 수심에서 30분간 사용이 가능한 수준의 방수 성능이다. 현장 연구원은 “방수 등급에 따른 기준에 맞춰 제품을 30분간 수중에 놓아둔 뒤 (작동 여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배터리의 안전성을 검정하는 배터리 평가랩이었다. 이 곳은 ▲설계 상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배터리 설계 안전성 평가실’ ▲화재 상정 시험을 실시하는 ‘배터리 화재 평가실’ ▲엑스레이(X-Ray) 등을 통해 사후 분석하는 ‘배터리 고장 분석 시험실’ 갖췄는데, 이처럼 모든 검증을 한 곳에서 실시할 수 있는 배터리 안전성 통합 연구소는 유일하다고 LG전자 측은 강조했다.

눈에 띄는 점은 국제 기준에 없는 자체 검사들을 추가해 더욱 철저하게 배터리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배터리 검사 가운데 안전성 검사만 20여개다. G6 배터리는 국제 기준 규격 대비 15% 이상 높은 고온에서 열 노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충격시험은 배터리에 15.8mm 직경의 쇠막대를 올리고 그 위에 9.1kg 무게의 추를 61cm 높이에서 떨어뜨려 발화나 폭발 여부를 검사한다. 시험 모습을 보니 추가 떨어짐과 동시에 발생하는 굉음은 추의 위력을 짐작케 했다. 추의 충격 탓에 배터리는 완전히 찌그러진 모습이었으나 그 어떤 발화는 없었다.

연구원이 날카로운 못으로 관통 시험 후 이상이 없는 G6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이어서 연구원은 빠른 속도로 날카로운 못을 배터리에 관통시키는 관통 시험도 공개했다. 애완견과 같은 동물이 스마트폰 배터리를 물어뜯고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배터리 화재 평가실에서는 배터리를 일부러 불길 속에 넣어 강제연소 시험이 실시되고 있었다. 배터리를 폭발시켜 파편이 일정 범위 밖으로 튀지않아야 합격 판정이 내려진다. 현장 연구원은 “극단적 상황에서 배터리가 폭발하는 경우에도 파편으로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테스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 규명 이후 개선책으로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는데, LG전자의 경우 이미 그 항목들을 점검하고 있었던 셈이다.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는 안전·내구성 검사, 외관 검사, X레이 검사, 해체 검사, 누액 감지검사, 상온의 전압 변화 측정 검사, 충·방전 검사, 제품 출고 전 소비자의 사용 환경을 가정한 가속 시험 등이다.

연구원은 “모든 배터리는 어마어마한 힘과 열에는 폭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사용 환경 중 최악의 상황을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 G6는 미국 국방부에서 인정하는 군사 표준 규격 ‘MIL-STD 810G’를 획득했다. 이 표준은 군 작전을 수행하기에도 충분한 내구성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G6는 낙하테스트를 비롯해 저온·고온·습도·진동·일사량·저압·분진·방수·열충격·염수분무·방우 등 총 14개 항목 테스트를 통과했다.

LG전자 관계자는 “G6는 단순 충격을 견디는 것 외에도 복합적인 조건에서 강한 내구성을 보여 통과 판정을 받았다”면서 “현재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항목에서 밀리터리 스펙을 갖췄다”고 자부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