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은 기회?···한일령 수혜株 ‘주목’
에이피알 18.7%·파라다이스 11.5%↑ 롯데관광개발 9.3%·GKL 3.5% 상승 NH증권 “국내 엔터·호텔·백화점 수혜”
[이뉴스투데이 조은주 기자] 중·일 관계 악화로 '한일령(限日令), 중국의 일본 제한령)'이 본격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호텔, 카지노, 화장품 등 관련 종목과 금융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일령이 본격 시작된 13일부터 이날까지 파라다이스의 주가는 11.46% 올랐고 GKL은 3.45% 상승했다. 13일은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심야에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날이다.
롯데관광개발은 9.29%, 호텔신라는 0.22%씩 각각 올랐다. 에이피알은 18.72% 급등했고, 달바글로벌(3.48%), 코스맥스(2.03%), 아모레퍼시픽(0.08%) 등 화장품 종목도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VITA MZ소비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는 6.11% 상승했다. 이 상품은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파라다이스, 에이피알 등을 담고 있다.
이 밖에 △SOL 화장품TOP3플러스(4.19%) △HANARO K-뷰티(1.89%) △TIGER 여행레저(1.83%) △TIGER 화장품(0.15%) 등도 상승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화장품’과 ‘TIGER 여행레저’의 순자산 합계는 21일 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중 ‘TIGER 화장품’의 순자산은 4216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K 뷰티를 이끄는 한국 화장품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달바 글로벌, 제닉 등 신생 인디 브랜드(중소기업 독립 브랜드)도 편입해 ‘K-화장품’ 산업 전반에 집중 투자한다.
‘TIGER 여행레저’의 순자산은 1092억원이다. 롯데관광개발, 파라다이스, 호텔 신라 등을 편입하고 있는 국내 유일 여행레저 ETF다.
증권가에서는 중·일 관계 악화로 일본으로 갈 중국 관광객 일부가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엔터·호텔·백화점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의 대(對)일본 보복 조치가 국내 산업에 미칠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보고서는 "과거 2010·2012년 중일 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로 갈등이 발생했을 때보다 중국의 경제적 위상 강화로 보복 수단이 더욱 다양하고 강력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과도한 충돌은 중국에도 손해이기 때문에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와 같은 압박 수단을 남용하지 않고, 중·일 관계가 '관리되는 긴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중일 갈등 국면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아래 NH투자증권은 국내 항공운송, 미디어·엔터, 화장품·패션, 유통 등 다양한 방면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령 카지노·호텔 부문에서는 "한일령 반사 수혜는 아웃바운드(해외 여행) 여행사보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중심 호텔·카지노 사업자에게 긍정적 요인"이라며 "특히 원화 약세 구간이 맞물려 가격 경쟁력이 부각돼 5성급 호텔까지 수요의 온기가 확산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엔터 부문에서도 "중국은 소비 진작 차원에서 공연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아티스트의 대안으로 한국 아티스트의 공연 재개가 기대된다"며 "아레나 이하급 공연뿐 아니라 스타디움급 공연의 재개 속도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유통, 그중에서도 면세점보다 백화점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NH투자증권은 분석했다.
이에 앞서 DS투자증권은 21일 ‘한일령’이 장기화하면서 내년 춘절(중국 설 연휴)까지 국내 인바운드 업종의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