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튀르키예, 방산·문화관광산업 협력 가능”

2025-11-24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각)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앙카라(튀르키예)=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튀르키예 국빈 방문을 앞둔 이재명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피를 나눈 형제 국가'라고 거론하며 방위산업, 문화 관광 산업에서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G20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G20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튀르키예 순방길에 오른 공군1호기에서 기내 간담회를 열고 튀르키예 국빈 방문 의미와 기대 성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간 협력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경제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튀르키예도 방위산업 분야, 국방분야에 워낙 관심이 많고,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가 방위산업 분야로 이 부분에 대한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튀르키예는 문화.관광 산업이 상당히 발전된 나라이기도 해서 대한민국도 앞으로 관련 콘텐츠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할 생각이기 때문에 문화,관광 분야에 대한 협업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아울러 "그 외에 일반적인 원자력발전 문제라든지 (함께 협력)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외교 분야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더 많이 투자해야 된다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 말씀드렸다"며 "좀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외교 분야를 정리하고, 조금 더 타 국과의 협력을 구체적으로 조금 더 세밀하게 관리해야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원전 분야와 관련 "튀르키예의 시놉 원전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마 한전이 입찰에 응한 것 같다"며 "원전 관련 질문에는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울 테지만, 정상 간 대화를 통해서 우리 대한민국 원전 사업의 우수성, 경쟁력 이런 것들을 잘 설명하고 좋은 결과가 나도록 노력을 해 봐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는 여러 가지 판단할 요소가 있을 테니까 기다려 봐야 하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필수적인 협력 파트너로 거론하고 "한국은 이미 자동차, 전자, 건설, 소재 등 분야에서 튀르키예 경제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해왔다"며 "현대, 삼성, 포스코, 효성 등 많은 한국 기업이 46억 달러에 달하는 직접투자를 통해 고용 창출과 수출 증대에 기여해 왔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또한 튀르키예 언론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한반도의 적대와 대립을 넘어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며 "현재 한반도 관계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모든 소통 채널이 단절되고 신뢰가 훼손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 재개가 저의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남북 관계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매우 적대적이고, 대결적 양상으로 바뀌었다"며 "아주 초보적인 신뢰조차도 없어서 아주 극단적인 발언, 또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적대적인 국가 간이라도 비상 연락망은 원래 가지고 있다. 핫라인은 다 있지 않느냐"라며 "원래 오른손으로 싸우면서도 왼손으로 악수하고 그러는 게 세상의 이치인데, 여기는 완전히 다 단절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럴수록 더 인내심을 가지고, 대전제로 (북한) 도발을 언제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국방력,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다음에 그 기반 위에서 소통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길을 열어야 한다"며 "우리가 현재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하자"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방송 왜 하느냐, 우리한테 어떤 이익이 있느냐"며 "요즘 세상에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는데 뭔 대북 단파방송을 하느냐. 그것도 돈 든다. 그런 것도 줄이면서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끊임없이 우리의 선의를 전달하는 게 낫다"고 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노력해서,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한다"며 "우리는 언제든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E.N.D(교류 Exchange, 관계 정상화 Normalization, 비핵화 Denuclearization) 전략을 거론하며 "교류해야 한다. 다른 어떤 나라와도 다 교류하고 대화하면서 왜 북한하고만 안 하냐"고 되물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핵 동결하고, 중기적으로는 감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비핵화하자"며 "시간이 걸릴지라도 지금 상태를 방치하면 1년에 10개에서 20개씩 핵탄두 계속 만들고 있고, 미사일 ICBM 기술 계속 개발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중단하면 모두에게 이익 아니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단 중단협상이라도 시작하자. 그걸 우리와 못하면 미국과 북한이라도 서로 하라고 하는 것이 우리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부 정치인들이 흡수통일 이야기를 하는 것과 관련해선 "흡수통일 그런 얘기 왜 하느냐. 흡수해서 거기서 생겨나는 엄청난 충돌을 어떻게 할 것이냐. 책임도 못 지는 얘기를 쓸데없이 하느라고 괜히 갈등만 격화되지 않느냐"며 "통일에 관한 우리의 관점은 일단 대화하고, 평화 공존하고 그 다음에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통일 얘기하니 (북한이) 철조망 치고, 도로 끊고, 장벽 쌓고, 철도 끊고 그러는데, 그 얼마나 긴장되겠냐"며 "이건 일종의 업보다.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도 업보를 쌓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업보를 줄이기 위해서 그 업보를 쌓은 노력 이상의 노력을, 더 많은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서 G20정상회의 계기 독일 정상을 만나 통일 노하우를 물으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관계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도 포함되는지 묻자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것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거나 이런 것들을 검토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다"며 "그게 만약에 남북 간의 평화체제가 확고하게 구축이 되면 안 하는 게 바람직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게 상황에 따라 지렛대가 될 수도 있고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은 당장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길게 보면 대한민국의 방위는 대한민국 스스로 책임지고, (남북이)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안 좋아하는 돈 드는 합동군사훈련 이런 것 안 해도 되지 않겠냐"고 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쉽게 얘기할 수가 없는 부분"이라며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얘기할 거지, 지금 미리 어떤 방향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