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형제 국가 튀르키예...전락적 동반자 관계 강화”

튀르키예 국빈방문 앞두고 현지 매체와 서면 인터뷰

2025-11-23     방은주 기자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G20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국가를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튀르키예 국빈 방한을 앞두고 23일 '아나돌루' 통신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형제 국가 튀르키예' 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중시하고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거론하며 '피로 맺어진 형제 국가'라고 정의하면서 "한국에게 튀르키예는 세계적 수준의 혁신·투자·경쟁력 협력을 함께하는 전략적 파트너"라고도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방위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은 활발하며, 공동 생산·기술 협력·인력 교류 등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며 대표적 사례로 '알타이 전차' 개발 프로그램을 꼽았다. 

알타이 전차 개발 프로그램은 현대로템과 튀르키예 방산업체 BMC가 양산체제에 돌입한 사례로 2025년 앙카라 인근 BMC 공장을 통해 향후 생산 및 납품 계획이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미래 산업 분야 협력 확장과 관련 "한국 기업의 튀르키예 시놉 원전 프로젝트 참여와 관련된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며 "튀르키예의 원자력 발전 역량 제고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한국 SK Plasma가 튀르키예의 혈액제제 자급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 바이오산업 협력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건설, 에너지, 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는 "튼튼한 산업 기반, 숙련된 노동력, 폭넓은 무역협정 네트워크를 갖춘 튀르키예는 한국 기업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이자, 글로벌 공급망에서 점점 더 중요한 중심지"라고 평가했다.

이미 현대차, 삼성, 포스코, 효성 등은 총 46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통해 수출을 강화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기차, 방위 기술, 바이오·헬스 등 한국의 첨단 역량과 튀르키예의 성장 중인 산업 생태계가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분야들이 있다"며 현대차의 2026년 튀르키예 전기차 생산 개시 결정을 거론했다. 

또한 "의료 기술 및 제약 분야의 협력 역시 새로운 기회를 열어가고 있다"며 "혈장 유래 의약 품(플라즈마 기반 의약품) 프로젝트와 같은 사례는 양국이 어떻게 협력하여 보건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방산 및 첨단 기술 분야에서 양국 협력과 관련해 "한국산 엔진이 장착된 튀르키예 최초의 양산형 알타이 전차가 공개된 것은 양국이 함께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튀르키예는 무인항공기 분야에서 세계적 선도국이 되었고, 한국은 전차, 자주포, 군함 등 첨단 플랫폼 무기 체계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는 차세대 방산 기술을 통해 협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를 위해 "무인 체계를 기존 플랫폼과 통합하고, 기동성과 방호 기술을 고도화하며, 양국 방산 산업이 공동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함께 발굴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다.

양국 간 교역과 관련해선 "2013년 한-튀르키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양국 간 교역은 크게 증가했다"며 "지난해 기준으로 양국 교역은 2013년에 비해 1.5배 이상 확대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무역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튀르키예에 40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기술을 이전하며, 자동차·전자·소재와 같은 핵심 산업의 발전을 지원해 왔다. 교역과 투자를 종합적으로 보면 양국 경제 관계는 단순한 통계 수치보다 훨씬 더 균형 잡히고 상호 이익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과 같은 일부 분야에 대해 "한국 내에서 민감한 사안"이라면서도 "무역 사절단 파견, 판촉 행사, 전시회 참여 확대 등 고품질 튀르키예 제품의 한국 시장 내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수치상의 균형이 아니라, 경제 협력이 양국의 산업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가 하는 것"이라며 "튀르키예는 한국에 전략적 파트너이자 유라시아 지역의 핵심 허브로 경제 관계를 더욱 균형 있고 미래지향적이며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건설 및 인프라에서 큰 잠재력을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기업들의 강점은 풍부한 현장 경험, 뛰어난 시공 능력, 그리고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에 걸쳐 구축된 폭넓은 네트워크"라며 "한국은 첨단 공학 기술, 체계적인 프로젝트 기획 및 품질 관리,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자본 조달 능력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양국 기업들은 상호 보완적인 강점과 신뢰를 바탕으로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 제3국 시장에서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부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막심 오레쉬킨 러시아 대통령실 부비서실장, 이재명 대통령,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양국의 원자력 협력과 관련해서도 높은 잠재력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가능성을 두고 튀르키예 측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튀르키예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면, 일정을 준수하고 예산에 맞는 건설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양국의 원전 협력은 전문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한국의 접근 방식은 단순히 원전을 건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협력국의 전체 원자력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등 차세대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라며 "튀르키예가 SMR 도입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은 정보 공유와 향후 협력 기회 논의를 위해 언제든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E.N.D. 이니셔티브”라 불리는 포괄적 구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변화, 관계 정상화, 비핵화를 함께 진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저의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라며 "우리는 언제, 어떤 채널이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의 적절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은 필요할 경우 건설적이고 촉진적인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의 중재자'를 요청했으며, 저 역시 ‘평화의 촉진자'로서 지원을 약속했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 비확산과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기본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지하고 있다"며 "한·미 간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ce) 를 한층 더 강화하고, 한국 자체의 이른바 ‘3K 방어 시스템(3축 체계)’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함으로써, 어떠한 도발에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 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균형 외교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는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관계도 균형감 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상호 배타적 접근 대신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유지·발전시키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경제적인 측면과 관련 "중국과의 오랜 경제 협력은 우리의 성장 동력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해 왔으며, 중국은 지금도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자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필수적인 파트너"라며 "앞으로는 우리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 수평적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보 측면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도 유지· 발전시키려 한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번영을 촉진 하는 ‘가교(bridge)’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세계적 차원에서도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