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CEO, 33→16→8→4→1명 압축?
2023년 선정방식 유사···당시 3인 면접 연내 최종 1인 선정···이사회 보고 예정 KT 출신·내부 인사 유리한 위치 전망 이현석·박윤영·윤경림 유력 후보 거론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차기 KT 대표이사(CEO) 공개모집에 33명이 지원한 가운데, KT 이사회가 먼저 16명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8명으로 후보 절반을 탈락시킨 뒤 다시 4명의 최종 심사 대상자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최종면접을 진행한 뒤, 다음달 중 최종 1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KT 이사회는 약 40명의 KT CEO 지원자 중 6~8명을 선정해 비대면 면접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김영섭 대표를 포함한 3명의 최종면접 대상자를 줄였다. 최종 면접 대상자는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이었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사외이사 8명 전원으로 구성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는 지난 21일 CEO 후보를 16명으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추위는 △기업경영 △산업 △리더십·커뮤니케이션 등 분야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통해 사내외 CEO 후보군에 대한 서류 평가 의견을 받았다. 앞으로 KT 이추위는 16명의 CEO 후보를 대상으로 절반에 해당하는 8명의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4명의 후보자를 선정해 최종면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중 최종 1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KT 이사회는 구체적인 지원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현직 KT 임원 중에선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 부사장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경쟁에서는 KT 출신 및 내부 인사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KT 차기 수장을 두고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출신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회사 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현모 전 KT 대표 또한 내부 인물이 차기 CEO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4일 발표한 ‘KT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입장문’에서 “KT 내부에는 현재도 충분히 역량 있는 후보들이 많고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를 이끌 수 있다”며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언급했다.
유일한 현직 KT 인사인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은 1997년 옛 KT 그룹 계열사인 KTF 무선단말팀으로 입사해 30여년간 KT에서 근무했다.
2009년 아이폰 3GS 국내 첫 출시를 성사시키고 2015년에는 KT 마케팅부문 디바이스본부장을 역임했다. 그가 현재 맡고 있는 커스터머부문은 유·무선 통신상품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영업 및 마케팅을 총괄하는 부서다. KT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조직이기도 하다.
그는 현직 KT 인사 중 유일하게 이번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출신 외부 인사 중에서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박 전 사장은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9년에는 구현모 전 대표와 2023년에는 김영섭 대표와 대표 경쟁하기도 했다. 경쟁자였던 구 대표 체제에서도 2020년 기업부문장(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도 후보 중 하나다. 지난 2023년 신임대표 공모에서 중도 하차한 바 있는 윤 전 부문장은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구현모 전 대표와 함께 전 정권 외압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한 바 있다. 윤 전 부문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LG유플러스 전신인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 전신 하나로통신을 거쳐 KT로 이동하며 통신3사를 모두 경험했다는 특징이 있다. 윤 전 부문장은 지난 2023년 구현모 전 대표가 사퇴한 뒤 CEO에 도전해 최종 후보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보은투자 등 의혹와 함께 당시 여당의 사퇴 요구가 이어지면서 중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