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력화 앞둔 ‘KF-21’···공대공 미사일 확보 난항
필요 수량 900여발 대비 150여발만 도입 추진 군, 국산으로 대체 계획···2033~2038년경 가능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내년부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인 가운데, 전투기의 핵심 전투력을 좌우할 공대공 미사일 확보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력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실에 따르면, 당초 합동참모본부는 KF-21 초도 운용에 필요한 공대공 미사일을 최소 900발 이상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확보 예정 물량이 오는 2028년까지 중·장거리용 미티어 100여발, 근거리용 AIM-2000 50여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초 계획 물량의 약 6분의 1 수준으로, KF-21 초도분 40대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대당 중·장거리 미사일은 평균 2.5발, 근거리 미사일은 1.25발만 탑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공군은 공중전은 전쟁 초기에 집중되는 만큼 예산 절감 차원에서 해외산 미사일을 3일분만 비축하고, 추가분은 국내에서 개발한 미사일로 대응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LRAAM) 개발은 빨라야 2033년,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SRAAM) 및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HAGM)은 2035~2038년경에 전력화가 전망된다. 즉, 이 기간 KF-21은 사실상 미사일이 부족한 상태로 운용되는 셈이다.
앞서 백 의원은 지난달 23일 공군본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군의 적정 전투기 보유 대수가 430대인 데 비해 현재 70여대가 부족한 360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전투기 수도 부족하고, 미래에는 전투기에 탑재할 미사일도 확보되지 않은 실정”이라며 공군의 미사일 확보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백 의원은 지난달 23일 공군본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투기는 미사일이 있어야 전투기”라며 “전투할 미사일이 없는 전투기를 전력화한다면, 이는 전력 강화가 아니라 허울뿐인 전력 전시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 의원은 “KF-21의 미사일 부족 문제는 사전에 충분히 예측 가능했음에도 합참과 국방 당국이 이를 간과했다”면서 전력 공백에 대한 사전 평가와 대응책이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탑재할 무장이 부족한 KF-21은 세계 8번째로 독자개발한 4.5세대급 초음속 전투기로 개발 중이다. 최고 마하 1.8의 속도와 2900km의 항속거리, 첨단 AESA 레이더와 첨단 센서 등이 탑재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부터 3년간 40대가 먼저 양산·전력화되고, 이어 2029년부터 추가로 80대가 양산돼 총 120대가 전력화되는 우리 공군의 핵심 공중전력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그런 만큼 이번 무장 부족이 향후 공군의 전력 공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백 의원도 “KF-21과 관련해 미사일이 도입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작전영향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군에 주문했다.
한편,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군의 단기 보완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군사력을 빠르게 증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핵심 전투 플랫폼의 무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구조적 취약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KF-21은 한국 방위산업 기술력의 상징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노후 전투기 대체와 영공 방어의 핵심 전력이 될 플랫폼으로 무기체계를 비롯해 훈련체계와 유지보수, 군수지원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실질적인 전투력 창출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