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관이 명관?”···대통령 전용헬기 S-92 선정될 듯

‘지휘헬기-II 사업’ 레오나르도·벨 제안서 미 제출 에어버스·시코르스키 2파전···H225M·S-92+ 경쟁

2025-10-15     김재한 기자
8700억원 규모의 대통령 전용헬기 교체 사업이 미국 시코르스키의 S-92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록히드마틴]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8700억원 규모의 대통령 전용헬기 교체 사업이 미국 시코르스키의 S-92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휘헬기-II 사업’으로 불리는 이번 사업은 18년 전 도입된 VH-92 대통령 전용헬기를 대체하기 위한 사업으로, 오는 2031년까지 8700억원을 들여 총 4대의 신형 헬기를 도입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정한 제안서 제출 마감일인 지난 14일, 프랑스 에어버스, 미국 벨 및 시코르스키, 그리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이른바 ‘글로벌 빅4’ 가운데 에어버스와 시코르스키만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4강 구도로 예상됐던 경쟁이 사실상 2강 구도로 압축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에어버스의 H225M 헬기와 시코르스키의 S-92A+ 헬기 간 맞대결로 좁혀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시코르스키가 제안한 S-92A+는 현재 대통령 전용헬기로 운용 중인 VH-92의 개량형으로 이미 검증된 운용 경험과 높은 안전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미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Marine One)’과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안정성과 신뢰성이 입증된 기종이다.

시코르스키 측은 “차세대 S-92는 뛰어난 성능과 첨단 항전장비, 그리고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대통령 전용헬기라는 상징적 임무에 최적화돼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지휘헬기-II 사업에서도 그 전통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일찌감치 밝혀 왔다. 특히 시코르스키는 아이젠하워 행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미 대통령 전용헬기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H225M은 다목적 군용헬기로 개발돼 전술수송, 의무 후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에어버]

경쟁 상대인 에어버스의 H225M은 11톤급 다목적 헬기다. 슈퍼 푸마, 쿠거 등 군용으로 개발된 같은 계열 헬기 중 가장 최신 헬기다. 지금까지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차드, 소말리아, 말리 등 전 세계 분쟁·위기 지역에서 실전 운용을 거치면서 신뢰성과 내구성을 입증했다. 특히 H225M은 다목적 군용헬기로 개발돼 특수전을 비롯한 탐색구조, 전술수송, 사상자·의무 후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이번 사업이 국외 구매 방식으로 진행되는데다, 현재 양국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정치·외교적 요인 역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에도 미측의 방산 수출 압박이 대형 무기 사업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적지 않다.

한 방산 전문가는 “대통령 전용헬기는 단순한 수송기를 넘어 국가 상징성과 안보 신뢰를 함께 담는 장비”라며 “현재 운용 중인 헬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선택할 경우, 기종 전환 비용을 줄이는 등 운용 안정성 측면에서 시코르스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