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 능력 키운 ‘화물 드론’ 新 항공물류 시장 주도

비행 시간·거리 개선···항공화물 운송용 부상 전자상거래 건수 폭증···드론 화물 수요 증가

2025-10-08     김재한 기자
베타 테크놀로지가 개발 중인 CX300. [사진=베타테크놀로지]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화물 드론이 세계 항공 물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적재 능력을 크게 끌어올린 전기 추진 드론의 등장으로 장거리·대형 화물 운송이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들 화물 드론의 상업운항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8일 미 현지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알래스카에 기반을 둔 항공화물 운송업체 ‘라이언 에어(Ryan Air)’는 지난달 24일, 미국 베타 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의 CX300 화물 드론을 도입하기 위한 보증금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일반 항공기처럼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CX300은 수직이착륙기인 A250과 함께 베타 테크놀로지스가 개발 중인 화물 드론이다. 최대 약 560kg의 화물을 실어 나르거나 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으며 최대속도는 시속 250km, 최대 비행거리는 622km에 달한다. 라이언 에어가 몇 대나 도입할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계약 내용에는 10대의 전기 충전 설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 테크놀로지는 CX300의 운항을 위해 내년 중 미 연방항공청(FAA)로부터 형식 인증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라이언 에어는 터보프롭 항공기를 활용해 알래스카 73개 오지를 연결하며 원주민 지역을 포함해 의료, 지역 기업, 그리고 페덱스(FedEx), UPS, 미 우편국(USPS) 등의 협력기관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라이언 에어는 CX300을 도입해 오지 연결이라는 전통적 역할을 강화하고 친환경성과 경제성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인 미국 UPS의 자회사 ‘UPS 플라이트 포워드(Flight Forward)’도 지난 2021년 3월, 10대의 A250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 계약에는 UPS가 최대 150대의 화물 드론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미 국방부와는 장거리 무인 화물 운송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중국에서도 화물 드론 도입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는 YH-1000 화물 드론을 개발해 최대 1000kg 이상 화물 적재와 10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며, 산악지형에서의 비행 검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한 유럽연합 혁신위원회(EU Innovation Council)의 지원을 받는 드로나믹스(Dronamics)는 세계 최초의 화물 드론 항공사를 설립한 가운데 350kg의 짐을 최대 2500km까지 운송할 수 있는 화물 드론 ‘블랙스완(Black Swan)’을 개발했다.

이들 사례는 적재 중량과 항속 거리를 크게 개선한 화물 드론을 통해 물류 체계 효율화와 친환경 전환의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향후 시장 성장과 함께 항공 물류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시장조사기관인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실제로 세계 화물 드론 시장은 올해 19억6000만달러(약 2조770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39.94% 성장해 오는 2030년까지 약 7배인 105억2000만달러(14조8742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자상거래 확대, 친환경 운송 수요가 맞물리면서 시장 구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빠른 규제 개선과 검증된 배송 규모, 그리고 늘어나는 당일 배송 수요 등이 드론 화물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화물 드론의 적재 능력과 장거리 비행 성능은 글로벌 물류망 재편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탄소 배출 절감과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를 갖춘 전기추진 드론은 환경 규제가 심화되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도 향후 5년 내 전기·하이브리드 추진 기반 화물 드론이 새로운 항공 물류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