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한 직원이 공장에서 펄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캡처=한솔제지>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제지업계 1위 한솔제지가 펄프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 하락 우려에도 건실한 성장세를 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른 ‘폐지 가격 하락’과 ‘고정비 절감’이 실적 향상 배경으로 꼽힌다.
 
펄프는 나무 등에 화학적 성분을 첨가한 물질로 종이의 원료다. 목재펄프는 포플라, 자작나무, 미루나무 등 활엽수나 소나무 등 침엽수로 제작하며 주요 생산지는 캐나다, 미국, 브라질, 칠레, 인도네시아 등이다.

6일 수입펄프가격 정보 사이트 펄프워치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펄프 가격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인도네시아산 활엽수(BHK)로 제작된 펄프는 올해 2월 기준 톤당 95만8187원(895달러)을 기록했고, 5월 현재는 96만8893원(905달러) 수준이다.

주요 수입처 중 하나인 캐나다도 상황은 비슷하다. 캐나다산 침엽수(BSK)는 2016년 평균가 75만4914원(705달러)에서, 지난해 톤당 88만2339원(824달러)으로 17% 상승했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109만7467원(1025달러)까지 올랐다. 

제지 업계는 펄프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요인을 수요 증가와 제조사 변화로 꼽고 있다.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의 국가들이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 세계 펄프 소비와 생산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노후화 된 펄프 생산 공장 가동 중단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현재 펄프 공급량이 줄었다”면서 “(중국내 노후 공장 중단으로 인해)펄프 수입량이 늘어나 전 세계 펄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인해 펄프 공급 차질로 국내 제지 업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펄프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한솔제지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올 1분기 호실적을 보이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의 1분기 매출액은 4773억원으로 전년 동기(3959억7265만원) 대비 21%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3% 늘어난 222억원을 기록했다.

한솔제지의 실적 확대는 글로벌 고지(폐지)소비량이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폐지 수입량 1위인 중국이 지난해 7월부터 재활용쓰레기 수입 중단 조치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폐지 수입이 늘어나 국내 폐지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진 폐지 가격은 올 4월 기준 1kg당 70원 수준까지 대폭 하락했다.  

한솔은 이 폐지로 산업용지(종이포장 용지 등)에 사용한다. 한솔의 산업용지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액(4772억원)의 25%(1218억원) 수준이다. 즉 인상되는 펄프 가격 인상이 폐지가격이 상쇄해 온 셈이다.

한솔의 고정비 감축 영향도 꼽힌다. 올해 1분기 한솔 매출원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3%포인트 늘어난 85%(4066억원)까지 상승했다. 원가율 상승에 맞춰 판매·관리비 지출 규모를 약 21억원 줄였다.

한솔측도 부진 우려 속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점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한솔 관계자는 “회사의 이번 1분기 실적은 예상 밖의 깜짝 실적”이라며 “중국 정부의 폐지 수입 규제 강화로 인해 소비량이 감소했고, 그 영향으로 산업용지 부문의 원재료 부담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실적 향상의 요인인 폐지가격 하락의 경우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적악화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의 1분기 실적은 지속적인 펄프가격 인상 속에서 산업용지 원자재인 폐지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끼쳐 향상됐다”며 “2분기까지 실적까지는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하반기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려하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한편, 한솔은 오는 13일 진행될 지방선거에서 사용되는 3억장의 용지 중 절반 가량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절반은 무림에서 제작한다. 한솔측은 많은 양의 선거용지를 제작함에 불구하고 선거용지가 매출 부문에서는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한솔 관계자는 “선거용지 생산은 매출 부문에서 눈에 띌 만한 실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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