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채용이 지난해보다 9.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예년 수준의 채용을 계획했던 기업들이 경기변동, 내부사정, 외부경영환경변화 등 다양한 내외부적 변수에 의해 채용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어떤 기업이라도 채용규모와 시기, 방법이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공채시기를 10월로 옮기고 채용을 축소한 삼성그룹이 그 예. 게다가 기업별로 워낙 다양한 방법으로 자사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선별하는 추세여서 ‘취업 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도움으로 올 하반기 나타난 채용의 특징과 이를 토대로 꼭 알아두고 유념해야 할 정보들을 정리해봤다.
 
1. 채용 감소폭, 경력직 〉신입직
올 하반기 채용은 신입보다는 경력직의 감소폭이 더 클 전망이다. 신입과 경력 채용인원을 각각 밝힌 상장사 316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하반기 채용인원을 비교한 결과, 신입이 6.4%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경력은 12.5%나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직 채용의 감소가 신입의 2배에 이르는 것.
이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경력직 취업문이 좁아질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경력직의 감소가 두드러지는 것은 최근 보이고 있는 주요 대기업의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며 “조직개편은 통상 중간 간부 이상부터 하는 경우가 많아 올 하반기 과·부장급 이상의 이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올 하반기 이직을 준비한다면 입사하려는 기업의 내부사정과 자신의 업·직종을 고려해 심사숙고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취업사이트와 헤드헌팅업체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2. 공기업 사회형평적 채용 본격화
올 하반기부터 이공계, 지방인재,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의 공기업 취업이 한결 늘어날 전망이다.
공기업은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이공계, 지방인재, 장애인 등을 뽑아야 한다. 이는 최근에 개정한 기획예산처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른 것. 지침의 주요골자는 사회형평적 채용, 어학기준 완화, 면접비중 강화 등이다.
적용대상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모두 101곳이며, 지방인재 채용의 경우는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90개 공공기관에 한한다.
이는 지방대생과 장애인, 여성 등 취업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구직자들에겐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에서 몇 년 전부터 학력이나 연령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열린채용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류심사 기준을 다양화하고 포괄적 직무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필기와 면접시험 도입도 의무화돼 단순히 필기시험 준비에 매달리던 공기업 입사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도 자사만의 고유한 채용방식을 도입할 것이기 때문.
또 취업문 자체가 넓어진 탓에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도 많아 공기업 입사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다양한 채용방식을 보이는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맞춤 취업준비를, 더 많은 경쟁자를 상대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3. 영업직종 수요 많을 듯
그럼 올 하반기엔 어떤 직종에서 채용이 많을까.
인크루트가 모집분야를 밝힌 상장사 221개사의 채용직종을 분석한 결과, 사무관리직(39.4%)과 기술직(엔지니어, 28.5%) 채용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영업직이 24.4%로 나타나 영업직 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별도로 집계된 영업관리직과 해외영업직을 포함하면 영업직은 사무관리직에 이어 두번째(28.5%)로 높은 비율이 된다.
그밖에 연구개발직도 20.8%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건설직(7.7%) ▶생산관리직(3.2%) ▶영업관리직(2.7%) ▶설계직(2.7%) ▶IT개발직(1.8%) ▶해외영업직(1.4%) ▶마케팅직(1.4%) ▶디자인직(0.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간의 경쟁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에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당분간 영업직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에는 영업직 공고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4. 이공계 ‘악천후’ VS 인문계 ‘순풍’
올 하반기엔 이공계 채용이 많은 업종의 채용감소폭이 크다.
특히 채용인력의 80~90%를 이공계생으로 뽑는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이는 IT업체들이 상반기 실적이 저조하여 채용을 줄이거나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이공계생들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크루트가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채용계획 조사에 따르면 전기전자와 정보통신업종이 각각 22.8%와 21.3%나 감소할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다만 채용 여력은 줄었지만 이공계생들이 IT 사업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 사무직이나 영업직 채용에서도 이공계를 선호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직만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직종이나 타 업무직으로 취업하는 것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반대로 물류운수와 금융, 식음료 등 상대적으로 인문사회계열을 많이 뽑는 업종은 세계화와 자유무역 확대 바람, 그리고 자본시장통합법 등의 영향으로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물류운수는 올 하반기 지난해보다 9.4%나 늘려 뽑을 것으로 나타났고, 금용과 식음료 또한 각각 8.4%, 3.7%로 증가할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이공계보다는 인문사회계열 구직자에게 기회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5. 국내채용↓ VS 해외채용↑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국내채용과 달리 해외채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가 465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해외인력 채용여부를 물은 결과, 해외 채용을 할 것이라는 81개사 가운데 29.6%(24개사)가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  69.1%(56개사)가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답했고,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개사(1.2%)에 불과했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 하반기 해외인력 채용이 늘어날 것이란 결론이다.
이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국내채용과 뚜렷이 대비된다. 올 하반기 해외인력 채용에 나서는 81개사의 국내채용과 해외채용 증감을 비교했더니, 해외인력은 증가세, 국내인력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해외파 출신이라고 취업이 쉽다는 뜻은 아니다. 유학생이 이미 흔해져 변별력을 잃은데다, 국내기업의 조직문화에 적응이 힘들고 채용방식도 외국기업과는 다르다는 약점도 있기 때문이다. 조기퇴사율에 고민하는 기업들이 우수한 인력보다 충성도 있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 해외파 취업은 전문성, 현지에 정통하다는 기본적이 사항 외에 인성, 충성도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민석 기자> lms@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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