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발(發) 세계 환율전쟁으로 한국의 원화와 대만 달러가 최대 위험자산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말까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금보다 12% 오른 1290원에 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로 향후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의 가치가 이제까지의 상승세를 지속키 힘들 것으로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와 소시에떼 제네럴의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투자자들이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아시아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소재 슈로더투자관리의 라지브 드 멜로 아시아채권부 대표는 대만과 한국의 환율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 멜로 대표는 이제껏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에 롱포지션(매수세)을 유지했지만 점차 닥치는 리스크로 볼 때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 들어 대만 달러와 한국의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각각 4.3%와 6.2%씩 급등했다. 개방경제국인 한국과 대만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자국통화 강세를 막기 위한 시장 개입을 줄일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의 강세는 지속되기 힘들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란 변수 이외에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29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환율과 비교해 12%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일본, 독일 즉 세계 3대 대미국 무역흑자국들의 환율정책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일본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시장을 농락하는 가운데 우리는 얼간이처럼 지켜만 보고 있었다”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같은 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독일을 향해 "극도로 저평가 된 유로화를 통해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중국, 일본, 대만, 독일, 한국 등 5개국을 환율조작국 이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대만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 비중은 각각 60%와 30%에 달한다. 지난해 대만과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각각 GDP의 14%와 7%를 상회했다. 그만큼 한국과 대만은 중국-미국 간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두 나라 모두 중국 제조업 분야의 주요 부품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6일 11시21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1137.48을 기록했다. 대만 달러 환율은 달러 당 30.935로 거래됐다. 지난해 말 원화와 대만 달러 가치는 각각 1250원과 33 대만 달러까지 떨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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