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중한차>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중국자동차의 품질이 나쁘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과의 다양한 합작법인을 통해 품질 수준을 높였다. 다만, 명성이 부족할 뿐이다. 중한자동차는 서서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한국 시장에 정착해 나갈 것이다"

중국 승용차 최초로 국내시장에 진출한 이강수 중한차 대표(사진·57세)는 <이뉴스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한차는 지난 18일 인천 학인동 본사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켄보600'을 공식 론칭했다.

중국 발음으로 '켄'은 '핵심의, 중요한', '보'는 '여유롭다. 풍부하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켄보600은 SUV로써 갖춰야 할 모든 옵션을 갖추고도 넓고 여유로운 차라는 의미다. 600은 차의 크기를 뜻하는 숫자로, 600을 기준으로 소형(300~400)과 대형(700~900)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켄보600의 판매가는 모던 트림 1999만원, 럭셔리 트림 2099만원대다. 경쟁 차종보다 최소 700만원, 최대 1600만원 저렴하게 책정돼 눈길을 끌었다.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췄음에도 켄보600은 '중국산'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목소리에는 강한 자신감이 배어났다.

이 대표는 중국의 신차시장 규모가 2800만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알려졌던 미국(2000만대 내외)을 넘어선 점을 강조했다. 중국자동차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고, 제품력 역시 글로벌 기업 못지 않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중국에는 이미 BMW차이나, 상하이GM, 상하이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기업과 합작한 법인이 있다"며 "합작법인으로 글로벌 기업의 기술력이 토종기업으로 넘어갔고 조립 품질도 많이 발전했다. 이미 품질력은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중한차가 한국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서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한차는 올해 켄보600의 판매 목표를 3000대로 설정했다. 이 대표는 "켄보600의 옵션이나 크기로 봤을 때 국내 시가로는 3500만원 상당"이라며 "경쟁 차종인 현대차 투싼은 매달 5000대 가량 판매되고 있고, 투싼의 가장 하위 트림은 가솔린 모델이다. 이 수요가 일부 켄보600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대표는 메인 타깃은 쌍용차의 티볼리를 꼽았다. 그는 "티볼리의 경우 가솔린과 디젤의 수요 비중은 6 대 4 수준으로, 가솔린 비중이 높은 편이다"며 가솔린 수요층이 켄보600에 흡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티볼리의 가장 저렴한 모델의 가격이 1600만원대다. 기본적인 몇가지 옵션을 넣으면 가격은 2000만원대를 넘어간다. 가장 많이 팔리는 가격대는 2300만~2400만원대"라며 가격경쟁력을 앞세우기도 했다.

그는 "예쁘지만 값 싸게 탈 수 있는 차에 대한 소비자 니즈와 맞물려 티볼리가 인기를 끈 것"이라면서 "켄보600은 긴 휠베이스(2700㎜)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티볼리와 같은 소형 SUV에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유모차 2개도 넣을 수 있어 가족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현대 아반떼나 기아 K3 등 가솔린 세단을 타는 고객들도 켄보600의 가망고객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이같은 분석대로라면 일년이 아니라 한 달에 3000대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사진제공=중한차>

디자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이미 여러 언론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졌다"며 "전면부는 렉서스, 후면부는 스포티지알, 핸들은 i40, 실내 인테리어는 인피니티를 닮았다고 한다. 한 마디로 좋은 점만 다 모아 놨다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 역시 '중국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품고 있는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털어내기 위해 시간을 두고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사계절이 지나서야 나온다"며 "올해는 원년인 만큼 3000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 1년후 판매대수는 1만대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소비자가 다가오기를 기다라기 보단,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것"이라며 "품질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정확한 수치로 마케팅을 펼칠 것이다. 예를 들어 초고장력강판 60%가 적용된 점이다. 국산차 중 초고장력강판을 가장 많이 쓴다는 제네시스도 55%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전 인증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기준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 일년 전에 출시돼 지난해 11월까지 4만5000여대가 팔렸다"며 "한국보다 도로 상황도 안 좋은 중국에서 이 정도가 판매됐고 미얀마,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집트 등 20여개국에 수출중이다. 안전과 상품성은 이미 검증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타보면 안다'는 말이 있듯이 전국 단위의 고객 시승행사는 물론, 렌터카와 카셰어링 시장에 진출해 더 많은 고객들이 켄보600을 경험할 수 있도록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차인 만큼, 원활한 AS와 부품 조달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한자동차는 현재 80개의 위탁 정비 업소를 확보했다. 연간 목표 3000대를 판매하면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직영 센터 운영은 아직 미정이다. 직영 센터를 운영하게 되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현재 중한차의 공임비는 시간당 2만8000원이다. 기존 위탁업체와 해당 가격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일반 국산차의 공임비는 3만8000~4만2000원대, 수입차는 7만8000원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부품에서 이익을 남기지 말자는 생각으로 일반 수입차와는 달리 부품값을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강조했다.

켄보600 <사진제공=중한차>

다음달 1일 출고를 앞두고 있는 켄보600의 초도물량은 2월 중순께 완판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예상이다. 차를 보지도 않고 계약한 고객은 35명 정도다.

올해 연말에는 B세그먼트의 소형 SUV를 출시하고 시장 안착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한차 관련 기사 댓글이 1000여개 이상 달렸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며 "한국시장에서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중한차가 국내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국산 자동차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품질을 확보했지만 저렴한 가격의 중국차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국산차의 가격거품이 많이 빠질 것이다. 이는 오히려 국산차의 해외시장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중한차 CEO로 취임한 이 대표는 자동차업계에 평생 몸담아 잔뼈가 굵은 '자동차맨'이다. 성균관대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그는 대우자동차판매(대우자판)에서 마케팅, 광고판촉, 상품계획, 시장조사, CRM(고객관계관리), 전략기획, 영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등 굵직굵직한 업무를 담당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의 경차로 불리는 티코는 물론, 다마스와 라보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역임했다. 대리점 제도 역시 그의 손을 거쳐 탄생됐다. 이와 함께 대우차 르망과 로얄프린스, 로얄살롱, 에스페로, 시에로, 엘프, 레간자, 누비라, 라노스, 라세티, 레조, 티코, 다마스, 라보, 대형버스와 대형트럭 등 전차종 마케팅을 관리했다.

이후 그는 라오스의 '삼성'이라 불리는 코라오(KOLAO) 그룹의 자동차 부문 총괄 사장으로 3년간 재직했다. 자동차 불모지인 라오스에서 자동차 공장을 건립했고 신차개발, 생산, 품질, 판매 , AS 등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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