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근하 기자]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둘러싼 제약업계의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후발주자업체의 보툴리눔 균주 기원을 규명해야 한다는 메디톡스와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라는 대웅제약·휴젤의 ‘보톡스 전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지난해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한동안 잠잠한 듯 했으나 메디톡스가 경쟁사를 겨냥한 TV 광고를 공개하면서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를 두고 ‘주장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있는 한편 ‘진흙탕 싸움을 절정에 치닫게 하는 원색적 비난’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24일 메디톡스에 따르면 당사는 국내 사업자들이 보유한 보툴리눔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를 촉구하는 TV 광고를 지난 21일부터 방영 중이다.

메디톡스 측은 광고 제작 배경에 대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 사가 보유한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객관적인 방안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명 ‘보톡스’를 상업화한 4개 기업을 포함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국내 사업자가 8~9개에 이르고 있음에도, 이들이 보툴리눔 균주 획득 배경에 대해서는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11월 메디톡스는 자사 보툴리눔균의 유전정보를 공개하며 타사가 보유한 균주의 기원 규명을 압박한 바 있다. 당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자사의 균주는 출처가 전혀 다른데 독소 유전체군 염기서열 1만2912개가 100% 일치한다”며 의구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번 광고도 마찬가지다. 해당 광고를 보면 ‘진짜는 말(馬)이 필요없다’라는 문구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보툴리눔 균을 마구간의 흙에서 발견했다는 대웅제약을 집중 겨눈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자사 소유의 마구간 토양에서 균주를 찾았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광고를 향한 업계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TV광고까지 내세우며 경쟁사에 날을 세우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를 보면 본인들이 잘한 것 보다 타사가 잘못했다고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표현방식은 보기 좋지 않다”면서 “메디톡스가 오히려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흙탕 싸움 방식으로 이어가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대로 자사 주장에 대한 확신을 증명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신이 있으니 광고 같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웅제약 출신 주희석 전 상무가 메디톡스로 자리를 옮긴 이후 등장한 광고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주 전 상무는 대웅제약에서 27년 이상 대관 및 홍보업무를 맡았으며, 지난해 8월 대웅제약을 퇴사한 뒤 같은해 12월 1일부로 메디톡스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분이라면 내부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을 텐데, 메디톡스가 이렇게 까지 하는 것은 확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 측은 크게 개의치 않은 모습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며 이에 대해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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