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나이엔틱이 개최한 '포켓몬고' 한국 출시 간담회 현장.

[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나이앤틱의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고'가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글로벌 출시 후 6개월 만의 '지각 출시'인데, 해외에서 얻었던 인기를 한국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게임산업의 신시장으로 주목받는 증강현실 게임의 시장성이 국내에서 입증될지 눈길을 모은다. 

24일 오전 11시 경 부터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한국 계정에 '포켓몬고' 게임 앱이 등재됐고 이용자들이 이를 다운로드해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구글플레이의 경우 이용자들이 몰려들며 다운로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장애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

국내 앱 마켓을 통해 선보인 '포켓몬고'는 한국어를 지원하며 지도 서비스도 다른 나라 이용자들이 즐기는 버전과 같은 수준으로 제공된다.

이용자들의 다운로드 건수와 매출 집계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 오후 12시 경 '포켓몬고'는 무료 다운로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인 23일 저녁부터 네이버 검색어 1위를 유지하며 일반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포켓몬고'는 스마트폰으로 제공되는 지도를 보면서 각종 건물 인근에 숨어있는 포켓몬을 포획해 키우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7월 발매 후 세계 각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 '포켓몬고 신드롬'을 이끌어냈다. 

정식 서비스 후 첫 5개월 만에 약 7억8800만달러(한화 947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게임의 성공 이후 증강 현실을 이용한 게임 제작 붐이 일어나 세계 각지의 개발사들이 해당 장르의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글로벌 시장 정식 출시 후 6개월여가 지나 '지각 출시'를 단행했는데 이는 이 게임이 구글맵을 기반으로 한 탓에 국내 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을 허용치 않는 국내 시장에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의 열기가 식은 상태에서 한국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선 다채롭고 고도화된 게임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포켓몬고'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은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와 랜드마크가 되는 각종 건물에서 '몸짓'을 동반해 게임을 한다는 참신함이 있으나 게임 본연의 '재미' 관점에서 접근하면 단순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나 넥슨,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도 가상현실, 증강현실 게임과 관련해선 "국내에선 시장성이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한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출시가 이뤄졌다는 점도 초기 흥행에 다소 장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때문에, 한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콘텐츠의 업데이트 계획, 포켓몬고에 활용된 지도 데이터의 실체를 둔 궁금증이 적지 않았는데, 개발사 나이엔틱은 이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나이엔틱 데니스 황 디자인 총괄 이사는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한국에 특화한 콘텐츠를 아직 준비하지 않았고 국내 파트너와 제휴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구글 마켓에서 발생한 다운로드 장애에 대해선 "구글과 협의해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황은 한국 서비스 버전에 활용된 지도 데이터에 "대중적으로 입수 가능한 지도 데이터를 모아 서비스를 했다"고만 밝혔다. 지도 데이터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으나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 중 증강현실 게임을 개발중인 한빛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전일대비 30% 상승해 상한가를 유지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등 해당 장르 게임을 만드는 다른 회사들의 주가도 강세다.

이 회사들은 PC나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플랫폼에선 대형 게임사와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는 곳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드롬이 식은 상황에서 출시된 이 게임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느냐에 따라 국내에서 증강현실 등 신시장 영역의 시장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는 해당 장르에 관심을 두지 않은 대형 게임사들, 이 장르에 선행투자를 단행한 중소형 게임사들의 향후 전략과 미래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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