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조용병(60)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하면서 향후 신한금융그룹에 급격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신한금융지주는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 전원 만장일치로 조용병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조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총을 거쳐 향후 3년간을 신한호를 이끌 선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금융권 안팎에선 '젊은피' 조 행장의 차기회장 선임으로 신한금융이 '불확실성 시대'의 파고를 넘어 완연한 '세대교체'를 이뤄갈 것으로 전망한다.

조 내정자는 현 한동우 회장(69)보다 9년이나 차이가 나는데다가 금융권 안팎에선 조 내정자의 보폭에 맞추려면 현재 60세 전후인 계열사 주요 CEO들의 연령대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은행 설립 작업을 주도했던 한 회장을 포함해 경영 1세대가 물러나고, 조 내정자와 함께 입행한 2세대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1월 인사 당시 부행장 등 주요직에 60년대생들을 전면에 배치, 세대교체를 향한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계열사 중에선 신한은행 외에도 신한금융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신용정보, 신한 PE 등 계열사 사장들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 규정에 따라 그룹 자산의 2분의 1이 넘는 그룹사의 경우 CEO임기 만료 1개월전까지 후보추천을 완료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신한은행장은 2월 말께, 그외 그룹사는 3월 중순께 자경위에서 결정케 된다"고 말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단연, 최대 계열사이자, 그룹내 '2인자' 격인 차기 신한은행장 자리다. 차기 은행장엔 회장 후보였던 위성호(59) 신한카드 사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 내정자보다 1년 늦은 1985년에 입행한 위사장은 지난 2013년 8월 신한카드 대표로 선임, 신한카드를 업계 1위로 굳혔다는 평가를 받으며 2번 연임에 성공했다. 위 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26일까지다.

특히 위 사장은 전날 회장 후보 면접에서 자진 사퇴를 표명하면서 "차기 회장을 도와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혀서 이 같은 설에 불을 붙였다.

또 이상경 회추위 위원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위 사장은 신한 발전전략에 대해서 제시했고 이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혀 이미 신한 내부적으로 차기 행장은 위 사장으로 낙점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민정기(58)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동환(58)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 설영오(58) 신한캐피탈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에선 김형진(59) 부사장과 임영진(57) 부사장이, 신한은행 내부에선 서현주(57) 영업기획그룹 부행장, 최병화(55) 기업그룹 부행장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차기 회장이 KB금융지주처럼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신한의 경우, 워낙 몸집이 크고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급격한 세대교체가 전망되면서 조 내정자는 이에 따른 조직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큰 과제도 안게 됐다.

한동우 회장의 경우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신한사태'로 혼돈에 휩싸인 조직 내부를 다잡고 '8년 연속 국내 금융권 전체 실적 1위'란 위상을 지켜온 만큼, 차기 회장은 이를 뛰어넘어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간 1위 자리를 지켜온 조직일 수록 급격한 변화에 대해서 거부감이 클 수 있다"며 "신한의 차기 회장은 1등 금융사란 위상을 계속 이어가면서도 급변화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조직을 다잡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도 차기 신한을 이끌어갈 힘으로 전략의 일관성과 유연성, 강한 추진력을 꼽았다.

그는"신한의 힘은 전략의 일관성과 현장, 이에 유연성을 더해 나가는 강한 추진력이다"며 "선배들한테 그렇게 배웠고 후배들한테도 그렇게 얘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신한을 처음 만들 때 로마사를 많이 공부했는데, 로마 천년의 힘은 우선 개방성과 수용성이고 요즘은 도전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 며 "조직이 커졌기 때문에 조직의 활력을 위해서 이런 부분을 계승 발전하는 한편 조직의 힘을 어떻게 발휘할지 고민하고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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