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일본 정부가 아키히토(明仁)일왕이 퇴위한 이후 불릴 호칭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1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과거 '생전퇴위'(生前退位·죽기 전에 왕위를 물려줌)를 했던 고가쿠(光格) 일왕(1780~1817년 재위)의 사례에 비춰 아키히토 일왕이 장남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경우 그의 호칭은 현재의 '덴노'(天皇·일왕)에서 '조코'(上皇·상왕, 다이조텐노(太上天皇)의 줄임말)가 된다.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퇴위 방안을 논의 중인 전문가 회의에서도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표현'이란 이유로 '조코'나 '다이조텐노'를 아키히토 일왕 퇴위 이후 호칭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작, 일본 정부 내에선 '조코'가 '일왕보다 상위에 있음'을 뜻한다는 이유로 "자칫 왕위의 안정성을 해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조코'를 쓰지 않을 경우 '전(前) 일왕'을 뜻하는 '젠텐노'(前天皇)나 '겐텐노'(元天皇)를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후 호칭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나루히토 왕세자 즉위 시 왕위 계승 1순위가 되는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후미히토(文仁)) 왕자(아키히토 일왕의 차남)에 대해서 '고타이다이'(皇太弟·왕세제)란 지위를 새로 만들어 기존의 '고타이시'(皇太子·왕세자) 같은 대우를 받게 하자는 방안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왕가의 제도·규칙 등을 담은 법률인 현행 '왕실전범'(皇室典範)에선 일왕의 직계 남성만 '고타이시'(왕세자)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타이다이'란 지위가 신설될 경우 일왕 부부와 왕세자 일가의 경비(내정비)와 기타 왕족의 경비(왕족비)를 충당하는 정부 예산도 조정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일 소집되는 통상국회(정기국회) 기간 중 제출할 아키히토 일왕 퇴위 관련 특례법안에 호칭 변경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한편, 마이니치는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해도 호칭 뒤에 붙는 존칭은 현재 같은 '헤이카'(陛下·폐하)가 그대로 쓰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왕위에 오르지 않은 왕세자를 비롯한 왕족들에겐 '덴카'(殿下·전하)가 존칭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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