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상록지점 성예진(21) FC>

[이뉴스투데이 이형두 기자] 보험설계사들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한국의 보험설계사는 과거 소위 ‘보험 아줌마 부대’가 주축을 이루었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 외국 보험사를 중심으로 ‘양복 입은 남성 설계사 부대’가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험 영업의 길로 들어서는 설계사들의 나이가 과거보다 점점 낮아졌다. 영업현장에선 보험 아가씨들도 눈에 많이 띈다.  소위, 보험소녀시대가 열린것이다. 작년 10월부터 보험 영업일을 시작해 이제 3개월 차를 맞은 성예진(만 21세) FC역시 그  주인공들중 하나다.

- 보험사 FC(Financial consultant)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원래 같은 지점에 계시는 FC님 개인 비서로 이 업계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비서 일을 하다 보니까 옆에서 다른 FC님들이 일하는 모습이 굉장히 열정적이라고 느껴졌어요. 이 일도 보람이 있는 일이겠구나,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러던 참에 다른 FC님들이 저에게 성격이나 적성이 이쪽 일에 적합할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마침 적성검사를 받아봤는데 결과가 상당히 FC 일에 적합하다고 나오더라구요. 

“요즘 취업도 쉽지 않고, 아무 회사에나 들어가서 일한다고 해도 월 급여 100만원 안팎으로 받는 일 말고는 구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제 첫 달 급여가 380만원 정도였는데, 특별한 경력이 없는 제 나이에 정직하게 벌 수 있는 직업으로 좋은 기회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고등학교 끝나고 바로 일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학창시절에는 원래 심리 상당사가 되고 싶었어요. 취미가 수다떨기인 만큼 사람들과 얘기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수능을 보고 수도권에 있는 어떤 대학교에 합격은 했는데, 합격한 학과가 너무 제 적성이랑 안 맞을 것 같아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다녀봤자 제대로 된 공부는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등록금도 아끼는 겸 차라리 이 일 저 일 겪어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대학교 다니는 친구들이 가끔 부러울 때도 있어요. 제가 잘 모르는 미팅? 과팅? 이런 경험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저도 가보고 싶죠. 회사 워크샵이 그런 MT같은 분위기가 아닐까 상상만 해보죠.” 

“그렇지만 FC일 하는 것 자체가 매일 사람을 만나고 다니고,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을 해 주는 그런 일이다 보니까, 대학 밖에서 제가 배우고 싶었던 일들을 실전에서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학을 안 간 것에 대해선 후회가 없어요. 일단 돈을 열심히 벌고, 대학교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나이가 들고 다시 입학해서 제대로 공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 10월에 입사해서 이제 4개월 차, 아직은 햇병아리 설계사나 마찬가지다. FC라는 직업을 겪어 보니 어떤지

“다른 직업에 비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역시 성과를 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크다는 부분인 것 같아요. 여기 입사하기 전에 카페, 호프집, 동대문 시장 옷가게에서도 일을 해봤어요. 그런데 커피 한잔을 판다고, 맥주 한잔 서빙을 더 한다고 제가 그렇게 행복과 보람을 느끼지 못하더라고요. 제가 열심히 하는 만큼 저에게 정직하게 돌아온다는 점이 열심히 일하는 동기가 돼요. 누구 밑에서 남이 시켜 하는 일이 아니라, 제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일이라는 점도 큰 매력이구요.” 

“반대로 가장 일이 힘들 때는 열심히 설명하는데 사람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때 같아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대해서 나쁜 인식을 갖고 있기도 하거든요. 금융상품마다 다 장단점이 있고, 좋은 FC를 만나 본인에게 적합한 보험을 들면 결코 본인에게 꼭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죠. 원체 보험이란 상품이 여태까지 주먹구구식 계약이 많다 보니 그 인식을 바꿔놓기가 참 힘든 것 같아요. 또 보험이란 게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이고, 막상 본인에게 힘든 일이 닥쳐야 효용을 느끼는 상품이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은 자신에게 일어날 위험에 대해서 조금 인지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죠.” 

<인터뷰 중인 성예진 FC>

보험 영업의 경우 시작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업무 난이도가 워낙 높아 퇴직률이 높다. 100명의 설계사가 위촉되고 두어 달만 지나면 50명 정도가 그만두고, 다시 5년이 지나면 5명이 채 살아남기 어렵다. 살아남은 극소수 중 일부는 억대 연봉을 받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하지만 그 단계까지 올라가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 일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  마음을 어떻게 다지는지 

“보통 직장을 다닐 때 힘들어 그만두고 싶어도 자식이나 배우자를 생각하면서 버틴다고 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그게 저희 엄마에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아직 한 번도 한 적 없긴 하지만, 가끔 어려운 부분에 부딪혀 ‘아, 이걸 어떻게 해’ 하는 생각이 들 때 저는 엄마 생각을 많이 해요.  

“엄마가 저를 일찍 낳으셨어요. 엄마 연세가 지금 마흔 둘이시니까, 지금 제 나이 때 저를 낳으신 거죠. 어머니 혼자 하루에 열두 시간씩 식당일 나가시면서 정말 힘들게 저를 키우셨어요. 예전에 엄마가 일할 때 가죽 재킷을 입으셨는데, 그 옷이 10년을 넘게 입은 옷이거든요. 그런데 제 옷은 꾸준히 사주시고, 피아노 학원, 수학 학원 다 보내주셨어요. 

“올해 목표는 부지런히 발로 뛰어다니면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꼭 어머니를 모시고 백화점에 가는 거예요. 어머니한테 옷 사 입으시라고 용돈을 드리거나 해도 어머니는 절대로 그런 곳에 돈을 안 쓰시거든요. 그래서 그냥 제가 어머니를 직접 모시고 가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입혀드리고 싶어요.”   

 

- 어머니가 설계사 일을 한다고 반대는 하지 않으셨는지 

“영업일이 힘들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특히 보험 일은 인맥이 중요한데 네가 할 수 있겠냐, 엄마도 연고가 없는데 소개해 줄 사람도 마땅치 않다, 너도 나이가 어린데 어디 가서 계약자를 구하려고 하느냐, 이런 걱정 많이 하셨어요. 그래도 이제 열심히 하다보니까 계약도 조금씩 나오고, 제가 일을 즐기면서 하는 모습을 보시고 칭찬도 해주세요. 그것 때문에 더 그만 못 두는 것 같아요. 대견해 하세요.” 

 

- 아직까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들었는데 본인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다면 

“보통 보험에 대해서 안 좋은 인식이 생긴 이유 중 하나가 계약을 한 FC가 그만두는 일이 너무 잦은 데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FC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한 약속이, 제 1호 고객이 보험료를 완납할 때 까지 그만두지 말자는 거에요. 그런데 그 고객이 20년 납 보험을 들었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20년은 이 일을 그만두지 않을 각오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각오가 고객들에게 좀 전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거짓말을 잘 못해요. 만약 거짓말을 하게 돼면 티가 잘 나요. 어디 가서 사기를 칠 수 있는 성격이 못 되는 것 같아요. 제가 7살 때 전주에서도 좀 시골에 살았는데, 서리라고 하죠? 남의 집 앵두를 몇 개 따먹은 적이 있었는데, 일단 일을 저지르고 나니까 너무 무서워서 한참동안 경찰차를 피해 다녔어요. 그런 성격이다 보니 상담을 해주더라도 진정성이 잘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라면 자기 이익을 위해 나한테 손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고, 만약에 그런 악의가 있다고 해도 바로 티가 나겠구나. 그런 사람에게 보험 관리를 좀 믿고 맡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중인 성예진 FC>

- 성예진 FC에게 보험이란 

“교과서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사람이 자산을 모으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뭘까요? 돈을 아무리 열심히 모으던 사람도 심각한 병에 걸리면 힘들게 모았던 자산을 한순간에 날릴 수 있잖아요. 특히나 요즘은 아이러니하게도 의학기술이 발달한 게 오히려 환자에게 더 큰 문제를 안기고 있다고 해요. 예전이면 큰 병에 걸리면 손 쓸 방도가 없이 임종을 기다렸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있으니까 치료를 포기할 수가 없죠. 그런 과정에서 다른 가족들이 겪을 금전적 고통을 생각하면, ‘나는 병이 걸리지 않을 거야’ 하는 생각은 굉장히 안일하고 무책임한 생각일 수 있는 거죠.”  

 -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저는 뭔가 기록들을 세워가는 것을 좋아해요. 그게 확실히 동기부여도 되고,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재미도 있거든요. 그래서 첫 주에도 지점내 주간 건수 챔피언을 하려고 노력을 기울였고, 달성을 한 후 지점 조회시 앞에 나가 소감도 발표했었어요. 일단, 단기 목표의 경우 저희 지점 앞에는 기록을 세운 FC분들의 입간판이 세워져 있거든요. 저도 단기적으로 거기에 제 얼굴과 이름이 세우는 거에요.  지금 저희 회사 최연소 MDRT로 알려진 분이 26살이거든요. 앞으로 열심히 해서 제가 더 어린 최연소 MDRT*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MDRT (Million Dollar Round Table) :  1927년 미국 테네시주의 멤피스에서 시작된 생명보험업계에서 고소득 보험판매원들이 모인 전문가 단체다. MDRT의 회원이 되려면 연간 1억 6000만 원 이상의 보험료나 7400만 원 이상의 수수료 실적을 올려야 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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