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지난해 글로벌 목표였던 813만대 판매에 실패했던 현대·기아자동차가 2017년 목표치를 오히려 더 높게 잡았다. 그룹 출범 이후 사상 최대치인 825만대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중국 구매세 인하 혜택 축소 등 많은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또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한 현대·기아차가 무리한 목표를 제시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올해 예정된 다양한 신차 출시와 해외 전략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이달 초 시무식을 통해 올해 판매 목표를 현대차 508만대, 기아차 317만대 총 825만대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501만대보다 7만대, 기아차는 312만대보다 5만대 높게 목표를 설정했다.

당초 지난해 목표였던 813만대 판매를 달성하지 못한 만큼, 올해 목표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될 것이란 업계의 지배적인 예상을 비껴간 것.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486만49대, 302만217대 총 788만26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해 목표 달성에 24만9734대가 부족한 성적표를 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었고 SUV와 픽업 트럭 중심의 시장이 확대된 점과 신흥국의 경기 침체 등 경영환경에 불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여파다.

올해 역시 대내외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전망을 전년 대비 3.5% 감소한 176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수출의 경우,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이 1.9%(9068만대)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는 '자국 우선주의'의 보호무역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가 받을 타격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유가상승에 따른 신흥국 경기 회복 ▲글로벌 전략 공장의 본격적인 생산 가동 ▲잇따른 신차 출시로 상품 경쟁력 강화 등을 판매목표 달성의 핵심 열쇠로 보고 있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중동 등 산유국에서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기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실적상승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완공한 기아차 멕시코 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과 올해 완공되는 중국 충칭을 통해 생산·판매량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 창저우공장 준공식에서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기아차는 지난해 9월 멕시코 공장을, 현대차는 10월 중국 창저우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준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정화 작업을 거치지 못해 생산과 판매가 적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는 만큼, 연각 60만대(멕시코 공장 30만대, 창저우 공장 30만대)의 자동차 생산력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충칭 공장을 준공하고 전세계 10개국 35개 생산공장 체제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대대적인 신차 라인업을 통해 판매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는 12월 무려 1만3000여대 가량 판매됐고 신형과 구형을 모두 합쳐 1만7000여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이같은 신차 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올해 초 현대차는 중형 세단 쏘나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고 상반기 안으로 소형 SUV(프로젝트명 OS) 양산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제네시스의 세 번째 모델인 중형 럭셔리 세단 G70과 3도어 스포치 해치백 벨로스터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JS)을 시장에 출격시킨다.

기아차는 이달 17일 6년만의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3세대 신형 모닝 출시를 시작으로 스포츠 세단(프로젝트명 CK), 소형 세단 프라이드 후속 등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본격적인 공장 가동, 잇따른 신차 출시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쉽지 않겠지만 올해 설정한 글로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이달 17일 3세대 신형 모닝을 출시한다. <사진제공=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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