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신세계그룹>

[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그랜드오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룹 성장을 주도해온 정용진 부회장과의 '후계경쟁 본격화' 논의에 불을 당겼다. 

그간 재계에서는 '리틀 이명희', '은둔형 경영자' 등으로 불리며 좀체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였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5일 대구점 오픈 공식석상이 20년만의 행보고 2015년 12월 총괄사장직에 오른 이후로는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4월 이마트 부문(9.83%) 정용진 부회장, 백화점 부문(9.83%) 정유경 총괄사장 양분구도의 지분정리를 통해 남매간 사업정리를 가시화했다. 각 부문 정용진, 정유경 남매는 부문별 지분 18.22%의 이명희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로 가름된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 업계 돌파구 신사업 '온라인·복합몰·전문점'에 사활...정유경 총괄사장 '서울 시내면세점' 성공리 오픈 

지난해 남매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고착상태에 빠진 저성장의 늪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그룹 신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추진 프로젝트마다 괄목할만한 성과로 매듭지으며 본격적인 '후계 경쟁'에 나섰다는 관측을 낳았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원데이 쇼핑 여행지'를 표방한 연면적 13만9000평의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문을 열었다. 방문객이 몰리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불황의 그늘 속 유통업계 돌파구 사업들에 강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도 상품과 가격, 배송 등 '온라인 마인드 재무장'을 내세우며 전사적으로 뛰어들었다.

2014년 6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NE.O' 확대 등 서서히 온라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왔다. 물류센터는 지난해 2월에도 김포점을 추가로 오픈했고 2020년까지 6개까지 늘린다. 연 매출 1조원, 100% 당일배송이 목표다.

급기야 마트는 지난해 2월 18일 '가격의 끝' 상품을 통해 '유통 전 채널 최저가'를 선언하며 소셜커머스업계 1위 '쿠팡'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온라인쇼핑 시장 석권에 대대적으로 착수했다.

업계 또 다른 돌파구로 여겨지는 '전문점' 출점도 무섭게 가시화해왔다. 어떤 업계보다도 재래시장, 지역상권과의 상생에 대한 요구가 강한 유통업계에서 '상생스토어' 등 새로운 상생모델을 제시하며 활로를 뚫어온 것이다.

최저가를 내세운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도 지난해 8월 25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로드숍 형태 전문점으로 선보였고 2호점으로는 재래시장과의 '상생스토어' 당진점을 2호점으로 선보였다.

전문점으로서 '노브랜드'는 지역상생을 기반으로 재래시장의 요구가 있을 때 '상생스토어'로서 출점을 타진하는 방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남성층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와 가구 전문점 '더라이프', 고급 생활용품 전문점 '메종티시아', 베이비 전문점 '마리스 베이비서클', 완구 전문점 '토이킹덤', 애견용품 전문점 '몰리스펫샵' 등은 복합쇼핑몰 확대와 맞물려 출점을 예고하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도 지난해 성과는 정 부회장에 비해 만만치 않다. 주력 이마트와 백화점 매출만 비교한다고 해도 연매출 11조원 가량의 이마트 등 정 부회장 사업 덩치에 비하면 5분의 1가량인 연매출 2조5000억원대 백화점을 통해 결코 뒤지지 않는 프로젝트 성과를 보여줬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재개장에 이어 5월 그룹 숙원이던 서울 입성 시내면세점 1호점 명동점을 성공리에 오픈했다. 이어 12월엔 세계 최대 부산 센텀시티점에 이어 아시아 최대 연면적 10만2354평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까지 '6대 프로젝트' 중 대형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완료하면서 역량을 보여줬다. 

가장 최근엔 지난달 17일 서울 시내면세점 2호점 강남점 특허까지 거머쥐었다.  

이외 정용진 부회장은 복합쇼핑몰과 식품(신세계푸드), 호텔(신세계조선호텔) 등을 맡고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 부문 이외 패션(신세계인터내셔널)과 아웃렛(신세계사이먼), 면세점(신세계DF)을 맡아 그룹의 사업 라인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2개 라인으로서 정용진·유경 남매는 오로지 그룹 돌파구를 위한 신사업 추진에 올인해온 모양새다. 

◆ 향후 잇따른 초대형 복합몰·전문점 출점 예고...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보다 '두각' 기회 더 많아

지난해 정용진·유경 남매 행보는 더 근본적으로는 유통업계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한 '채널 다각화와 신채널 개발'에 부합하는 활약상으로 집약된다. 

<사진제공 = 신세계그룹>

향후 가시적인 성과는 정용진 부회장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불황 속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유통업계 유일한 숨통인 온라인쇼핑 시장 확대와 전문점 출점 가속이 예견되면서다. 

이와 달리 백화점업계 대형 투자는 지난해로 마무리됐고 면세점도 더 이상 눈에 띌 만한 신규 출점은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이벤트가 있다면 특허권 만료에 대한 입찰 경쟁 정도다. 

백화점은 향후 3~4년간 간단한 리모델링 정도의 투자만 있을 뿐 완료한 출점 점포 안정화와 기반 닦기 등 내실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숙원이던 면세점 서울 입성에 방점을 찍은 명동점은 하루 최고 매출 26억원 등 개점 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매출만큼이나 적자폭도 지난해 6월 기준 월 175억원 가량으로 신규 오픈 면세점 중 가장 크다. 여기에 더해 면세점은 공약을 이행하고 실적을 내야 하는 등 과제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경우 그룹 신성장동력으로서 2020년까지 삼송과 안성, 인천 송도, 부천지역에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후속작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이마트의 경우는 물류센터 확보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전문점 확대를 앞두고 있다. 특히 복합쇼핑몰 확대와 함께 전문점 출점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성과가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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