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내년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이 폭증하면서 향후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사례를 비춰 봤을 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준공후 미분양이 발생 시, 매매가격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2018년 78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새주인을 맞으면서 단기 물량으로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7월~2018년2월까지 8개월 간 월평균 입주물량은 3만8899가구로 주택 공급이 최대치인 기간이다. 올해 월 평균 입주물량(2만4311가구)대비 1.6배 많은 수준이다.

2017~2018년 24개월 중 월간 4만 가구 이상 입주하는 시기는 5번이며, 특히 2017년 12월은 4만9662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래 월간 기준으로 최다 물량이다.

2017년~2018년 전국 월간 아파트 입주물량, 단위: 가구 <자료=부동산114>

공급 과잉이 단기간 내 몰리면서 '입주 소화 불량'에 따른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2017년7월~2018년2월까지 8개월 동안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총 12만5735가구가 예정됐다. 더욱이 같은 기간 인천(2만904가구)과 서울(1만2723가구)도 1만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예정돼 총 15만9362가구가 수도권에 몰린다.

일반적으로 입주물량이 단기간 급증할 경우 전세가격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과거 2002년~2008년에도 밀어내기 분양이 급증하며 연 평균 입주물량이 약 33만가구 쏟아졌던 사례가 있었다. 당시 초과 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2~3배 가량 급증했으며, 할인 분양과 이에 따른 반발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사태, 청약 경쟁 미달사례 등이 속출했다.

2008년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에서도 세입자를 못 구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단기간에 1만가구 이상 입주를 진행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생하며 전세가격이 1년 동안 18.29%나 하락한 바 있다.

'17년7월~'18년2월(8개월) 주요 지역 입주물량, 단위: 가구 <자료=부동산114>

이와 함께 2008년 입주물량이 늘어나기 전 2년 간 전세가격이 급등했다는 점도 최근 부동산 시장과 비슷한 궤를 그리고 있다. 2006년~2007년 전국 전세가격은 평균 13.31%, 2015년~2016년 전국 전세가격은 평균 17.50% 각각 상승한 바 있다.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해 전세가격 하락이 초래된다면 집주인의 보증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다. 이는 매매가격 불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까지 나서서 미래 특정시기에 발생할 물량 급증에 대해서 우려감을 표명한 바 있으며, 주택가격이 5% 하락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를 초과하는 한계가구의 비중은 10.2%까지 상승한다는 가계부채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주택시장 내 공급과잉 영향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금융뿐만 아니라 민간 중심의 입주자 전용 대출상품의 다양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며 "또한 전세입자가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여력을 우려하지 않도록 전세금 반환을 담보하는 보증보험 상품의 활성화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응 여력을 미리미리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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