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한국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끌어내린데 이어 6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경기 부양를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보다는 미 금리인상 후폭풍과 가계부채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장에서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예상이 압도적이었다.

지난 13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6년 12월 채권시장지표'에서도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 가운데 98명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동결 전망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것은 내수 부진 등에 따른 국내 성장률 둔화 우려가 금리인하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12월 미국 금리인상 가시화,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 가계부채 증가 문제 등이 금리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금투협 측은 분석했다.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 부진, 대통령 탄핵 가능성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1997년 외환위기를 방불케 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시장 안팎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이 보다 적극적인 완화적 통화정책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며,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불안감이 확산됐다.

또 이날 앞서 열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초 예상대로 금리인상이 단행됐음에도, 내년 3차례의 인상을 시사하며 향후 공격적인 긴축정책을 암시해 시장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연준의 결정 발표 이후 미국채 금리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국채 2.44%대에서 횡보하던 미 국채 10년 금리는 단숨에 2.5%선까지 뛰어올랐고,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2.58%까지 치솟았다. 30년물도 3.1%선에서 3.2%선까지 뛰어 올랐다.

금융통화위원회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러한 시장 반응은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내년 인상 속도 역시 빠르게 가져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연준이 전망치를 상향 수정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연준의 경기 인식이 트럼프 재정 정책 효과를 모두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경계감도 노파지고 있다"며 "앞으로 트럼프 정책이 시행되고, 그 결과가 경제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한다면 연준의 인식 및 통화정책 스케줄도 더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이끈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날인 14일 나온 '2016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에 비해 8조8000억원 증가한 7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2008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역대 두번째이자, 1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가계부채 급증세가 상당 부분 해소될 때까지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하며, "국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상반기 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도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밝혀 한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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