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출시 직후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니지:레드나이츠'는 사업총괄역인 김택헌 부사장이 큰 틀에서 개발을 총괄한 게임으로, 사업부문이 개발에 깊숙히 관여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제작이 이뤄졌다.

이 게임이 장기 흥행에 성공하면 엔씨는 숙원인 모바일게임 시장 진입 교두보를 확보한다. 또,게임 제작과정에서 사업 부문이 개발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심지어 주도권을 쥐는 방향으로의 변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11일 구글의 집계에 따르면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구글 한국 계정에서 인기1위, 매출 3위에 올랐다.  애플 집계로는 지난 10일부터 인기순위 1위,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 매출 순위는 집계일 당일 매출을 기준으로 하나, 구글 매출 순위는 집계 시점 이전 1주일간의 통계를 통해 선정한다.  '리니지:레드나이츠'는 지난 8일 출시했는데, 출시 후 3일간의 매출로 3위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구글 마켓에서 1, 2위를 다투는 넷마블 게임과 대등한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니지:레드나이츠'는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좀처럼 모바일게임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던 엔씨가 간판게임 '리니지'의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신작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게임 제작과 출시 준비 과정에서 엔씨 사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니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했으나 유명게임 '세븐나이츠'와 '도탑전기'의 게임성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엔씨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김택헌 부사장이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는데, 타사 인기게임들을 벤치마킹하는 방향으로 제작이 이뤄지자 기존 개발진들로부터 반감을 사기도 했다"며 "다른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제작진들이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성패 여부를 두고 '어디 어떻게 되나 보자'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출시 직후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혹평이 쏟아지고 업계로부터 "엔씨소프트의 주력 신작 답지 못하다"는 평이 쏟아졌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캐주얼 풍의 캐릭터가 다소 어두운 색감과 조합된 이 게임의 그래픽도 극상급 그래픽을 보여주는 최신 게임과 비교하면 일반의 예상과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이다.

엔씨 관계자는 이를 두고 "'도탑전기' 등 기존 게임과 시스템 일부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순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게임의 진짜 재미는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벨에 도달해야 이용할 수 있는 혈맹 시스템 등 커뮤니티 콘텐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들을 커뮤니티로 결집시키는 노하우에 관한한 우리 회사가 국내 최정상급인만큼, 일정 단계 이상이 지나면 이 게임만의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 개발에서 사업의 입김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호흡이 빨라야 하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개발, 사업을 가리지 않고 사내 역량을 결집해 제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최근 기조"라며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최초로 선보인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의 개발력은 호흡이 길고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 PC 플랫폼 대형 MMORPG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6년 주기로 출시되는 이 회사의 간판 PC 온라인게임들은 흥행에 실패한 사례가 없다.

그러나 호흡이 빨라야 하는 모바일게임에서도 '완벽주의'에 입각한 개발이 이뤄지다 보니 좀체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는 평을 얻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모바일게임 개발에서 체질개선에 성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을 전제로 엔씨 내에서 개발이 이뤄진 첫 프로젝트인 셈이다. 

김택헌 부사장이 주도한 이 변화가 엔씨 사내에서 보다 더 확산될지 여부는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장기흥행 가도에 진입할 지 여부에 달렸다는 평이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