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넥슨이 일본 모바일게임 자회사 글룹스의 부실을 걷어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7일 넥슨 내외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인 전 네오플 대표가 최근 글룹스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취임, 이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 COO는 내년 상반기 중 글룹스 대표로 취임할 것이 유력하다.

글룹스는 넥슨이 지난 2012년 10월, 365억엔에 인수한 회사다. 넥슨은 2011년 일본 증시 상장 후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1대 주주로 등극했고, 이어 글룹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M&A를 통한 외연 확장을 본격화했다.

글룹스는 2005년 설립한 모바일 게임 업체다. 2010년부터 '대열광! 프로야구카드' 등의 히트작을 일본 모바게 플랫폼을 통해 성공시키며 성장했다. 넥슨에 인수되기 전인 2011년엔 연간매출 237억엔을 달성했다.

글룹스는 독자적으로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돌연 넥슨에 인수돼 현지 게임업계에 파장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넥슨에 인수된 후 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이는 피처폰 브라우저 게임 중심인 이 회사가 본격적인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넥슨은 글룹스의 부실로 인해 2014년 4분기에 110억엔 가량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2015년에도 이 회사의 부실이 이어지자 올해 1분기에 226억엔 규모의 손상차손을 추가 반영했다. 인수대금 전액에 가까운 비용을 손실 처리한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인 COO가 글룹스의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 COO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넥슨 핵심 게임들의 해외 서비스를 주도했고, 2014년 3월부터 네오플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네오플 대표 자리를 내놓은 후엔 네오플 산하 개발 스튜디오들의 게임 제작을 총괄하는 개발 총괄역을 맡았다. '공각기동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 네오플의 핵심 프로젝트 개발이 본 궤도에 올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홀가분하게' 일본행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글룹스의 체질 개선을 주도할 이인 전 네오플 대표.<자료제공: 넥슨>

넥슨 내부에서 드물게 개발과 사업 모두 정통한 인사로 꼽히는데, 타이트한 업무 처리 스타일로 정평이 높은  '강성(強性)' 인사라는 평을 얻고 있다. 해외 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일본어 구사 능력이 탁월한 점도 선임 배경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플에 재직했던 관계자는 "일처리나 개발, 사업 관리 등에서 타이트한 사람"이었다며 "강성인 이인 전 대표가 글룹스를 맡았다는 것은 이 회사를 혁신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체질개선 작업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조직재편과 구조조정을 동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넥슨 입장에서 글룹스는 '아픈 손가락'이다. 넥슨은 위젯, 네오플, 게임하이를 인수해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 '서든어택' 등 핵심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넥슨의 성장비결 중 '신들린 M&A'가 첫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러나 엔도어즈, 엔씨, 글룹스 인수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엔도어즈의 경우 '영웅의 군단'의 히트로 손실을 일부 메웠고 엔씨도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상승한데다 환차익까지 더해져 손실 없이 지분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유독 글룹스 인수를 통해서만 큰 손실을 입은 것이다.

글룹스 회생에 성공할 경우 재무손실을 줄이는 한편 넥슨이 상장한 일본 현지에서 기업 인지도와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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