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AJ렌터카 홈페이지 캡처>

[이뉴스투데이 정상명·이세정 기자] AJ렌터카가 경쟁사인 롯데렌터카와 SK렌터카에 밀려 시장 내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모기업인 AJ네트웍스의 자금 동원력 한계로 인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실패, 미래 성장동력도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이뉴스투데이>가 6일 국내 렌터카 시장을 분석한 결과 AJ렌터카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시장은 매년 10% 중반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차량 등록대수는 지난 2012년 32만5334대에서 올해 3분기 61만2091대로 4년 여만에 2배에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2014년의 경우 23.44%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렌터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달리 AJ렌터카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자료=한국 렌터카사업조합 연합회>

지난 2012년 AJ렌터카는 14.3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11.46%로 3%포인트 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롯데렌탈은 22.40%에서 25.34%, SK네트웍스는 4.90%에서 10.44%로 점유율 늘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시장 내에서 극명한 위치 변화는 자금력에서 오는 근본적 문제인 것으로 분석된다.

SK렌터카를 운영하는 SK네트웍스의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조2609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SK네트웍스는 단말기 유통사업(정보통신), 주유소(EM), 렌터카, 상사, 패션, 호텔면세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오히려 전체 매출에서 렌터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올해 3분기 기준)은 3.87%에 불과한 수준이다.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은 올해 3분기 약 179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호텔롯데'이며, ▲롯데하이마트 ▲롯데손해보험 ▲롯데홈쇼핑(구 우리홈쇼핑) 등 롯데 계열사가 주요주주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6월 KT금호렌터카(현 롯데렌탈)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롯데의 가족이 됐고, 그에 따른 후광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4월 실시한 2000억원 규모 롯데렌탈의 유상증자에 호텔롯데(415억원), 롯데하이마트(98억원), 롯데손보(98억원) 등이 참여해 롯데렌탈의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실어줬다.

<자료=이뉴스투데이 취합>

◆모기업 AJ네트웍스 후광 기대 힘들어 

이러한 경쟁사와 반대로 AJ렌터카는 나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양새다. AJ그룹의 지주사인 AJ네트웍스는 AJ렌터카의 최대주주로 4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렌탈과 달리 모기업으로 받는 후방지원은 전무한 상태며, 오히려 AJ렌터카가 AJ그룹 내에서 가장 큰 매출액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AJ네트웍스의 주요종속기업 중 AJ렌터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해 3분기 AJ네트웍스의 지분법 손익은 약 58억원이다. 이중에서 약 38억원이 AJ렌터카의 투자손익이 반영됐다. AJ렌터카의 지분율은 39.95%에 불과하지만 AJ파크(지분율 100%)와 비슷한 수준의 지분법 이익에 기여한 것을 보았을때 AJ렌터카가 차지하는 그룹 내 중요도를 짐작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AJ렌터카의 실적이 악화될수록 지주사인 AJ네트웍스의 실적도 동반추락할 수 있는 것.

AJ네트웍스는 타 지주사와 달리 자체사업도 보유하고 있다. 고소장비(사다리차, 크레인 등), 물류용 파렛트 대여 등 B2B 렌털사업이 주를 이루며, 매년 2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지주사의 지원 여부에 대해 AJ렌터카 관계자는 "AJ네트웍스가 지분을 가지고 있어 모기업이긴 하지만 굳이 자금 지원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경쟁사 대비 단조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AJ렌터카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렌터카 위주로 단조롭게 구성됐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렌터카 시장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중인 SK네트웍스의 경우 사업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차량 렌털과 함께 생활가전 렌털 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지난 9월 '동양매직'을 61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SK네트웍스는 향후 종합렌털기업으로 발전, 렌털 사업부문 간의 시너지도 노린다는 방침이다.

업계 1위 롯데렌탈의 경우 롯데그룹이 렌터카 시장 진출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인수를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롯데그룹의 확실한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AJ렌터카는 과거부터 자동차 렌털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AJ셀카를 통해 야심차게 중고차 사업에도 진출했지만 지난 3분기말 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했다. 또한 관련사업 채널 다각화를 위해 '타이어베이'를 인수하고 타이어유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어떠한 성적표를 받을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태다.

지주사 AJ네트웍스도 AJ파크(냉동창고 임대), AJ토탈(주차장)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적자체는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 동양매직 인수전에도 참전했으나 SK네트웍스의 자금력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자료=네이버 금융>

이같은 사업 다각화의 연이은 실패로 인해 AJ그룹의 미래도 어둡다는 전망이다. 주가도 이를 반영, AJ렌터카는 지난 2014년9월 주당 1만8950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난 5일 821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8월 상장한 AJ네트웍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공모가 3만4300원으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뒤 주당 5만1900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연이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지난 5일 기준 2만7750원까지 폭락했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가에 온전히 반영된 상태라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이에 대해 AJ렌터카 관계자는 "신규 사업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언론에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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