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영길 기자]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에 상륙한지 어언 1년이 넘어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중적인 투자처로 알려지지 않아 영향력은 미비한 상황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선진국인 미국은 이미 수 년 전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형태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적으로 저금리 탓에 은행 이외의 투자를 원하는 고객의 수요가 늘었고, 이 과정에서 맞춤형 PB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수수료가 낮은 로보어드바이저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정부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국내에 안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 주도 하에 코스콤은 분산투자, 투자자성향 분석, 해킹방지체계 등 투자자문ㆍ일임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지원하다보니 자산운용업계 역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매년 55%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양기정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운용본부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양기정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운용본부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양기정 본부장은 서강대 경제학 학사를 졸업해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거쳐 PWC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로 지냈다. 현재는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운용본부장 겸 초고투자책임자로 자산운용업계에서 전문성과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같이 양 본부장이 말하는 것처럼, 국내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잠재력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높은 비용과 고액 자산가들이 이용했다면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으로 합리적인 비용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양한 투자수요층을 유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이전 자산운용시장은 비용이 높다 보니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고, 부동산 은행상품 등 표준화된 상품이 주를 이뤘다.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보통 폭 넓은 투자층을 겨냥해 저비용에도 가능하고, 투자자 개인 성향에 맞춘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금융투자상품에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

"당사가 개발한 iROBO(아이로보)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저비용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비용으로 상품을 설정했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끔 쉬운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양한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나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의 아이로보처럼 투자자에 대한 배려만으로는 앞서 양 본부장이 말했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2020년 1조원 달성의 잠재력을 뒷받침 해줄 수는 없다.

또한,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스타트업 단계에 있어 투자의 대한 신뢰도 역시 검증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부문은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로보어드바이저의 의미처럼, 인간 프라이빗 뱅커(PB) 대신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한다는 점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인간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로봇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매시점과 투자비중을 조절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최근 혼잡한 글로벌 경제 속에서 불안한 투자심리를 로봇만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결국, 로봇이 투자를 하는 방식인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얼마만큼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간에 따라 상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은우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최고기술책임자

이에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당사 로보어드바이저인 아이로보의 기술책임자로 송은우 최고기술책임자를 선임하면서 매매시스템 개발 및 투자엔진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송은우 최고기술책임자는 미국 콜로라도 주 볼더에 위치한 연구 중심의 공립 종합대학인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프스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해 LSI Inc. 소프트웨어, Lincoln Financial 소프트웨어, Second Market 소프트웨어 등에서 엔지니어로 지냈다. 이어 Tapad Inc. 디렉터로 지내 현재는 아이로보 최고기술책임자의 자리에 있다.

“기존 밸류시스템투자자문이 사용하고 있던 투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엔진 1차를 개발해 국내 및 글로벌 주요 증시에 상장된 전 종목에 대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각 시점 별 최적 종목 선정을 개발했다.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쳐 매매가 이뤄지도록 하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수의 계좌를 운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도 최소화하는 등 자산배분, 종목선정 뿐만 아니라 매매까지 자동화하는 매매시스템까지 개발에 성공했다”

비단, 밸류시스템자산운용만 아니라 다른 자산운용사 역시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같이 자산운용업계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사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양 본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아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판매창구가 협소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판매경로는 오프라인, 즉 영업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증권 주식계좌처럼 비대면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자체가 스타트업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규제가 완화되고 보완되면서 해결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를 기준으로 비대면 형태로 판매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금융당국은 아직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 일임 계약을 불허하고 있다. 금융위는 6개월의 운용 결과를 바탕으로 누적데이터가 쌓인 후 차후 비대면 일임 계약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아직 로보어드바이저 성과에 대해 논의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잘 이뤄진다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자리잡아 각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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