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국내 게임업계가 중국 규제 당국의 모바일 게임 콘텐츠 검열 지연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사후검열 시한은 연말까지 연장돼 한숨을 돌렸으나, 심의 업무 적체가 심화해 신규 게임 출시를 앞둔 사전 검열은 하염없이 지연돼 신작 출시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31일 중국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기존 모바일 게임 사후심의 완료 '데드라인'을 당초 공언했던 9월말에서 연말까지 3개월간 유예했고 국내 업체들에게 이같은 방침이 구두통보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1일부터 현지 모바일 게임 출시 관련 법령을 기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 PC게임과 동일하게 사전검열을 거쳐 '판호(서비스 허가권의 개념)' 를 발급 받아야 서비스가 가능하게 했다.

별다른 제약 없이 애플 앱스토어 중국 계정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던 국내 업체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중국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제지만, 외산 게임에 심사 잣대가 더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특히,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게임은 더욱 심의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이미 출시된 게임은 10월 이전까지 사후심의를 받고, 이 기간 중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서비스를 중단시킨다는 방침도 정했다. 서비스 중인 한국 게임이 '심의 미필'을 이유로 퇴출될지 모른다는 '괴담'도 제기됐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 게임과 외산 게임을 막론하고 기존 인기작 중 갑자기 사라져 퇴출된 게임은 찾아볼 수 없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소울시커' 등 국내 업체가 중국 배급사를 끼지 않고 직접 서비스하는 게임도 아직까진 무사히 서비스되고 있다.

컴투스의 두 게임을 비롯해 한국 게임 중 사후 심의를 통과한 게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사후 심의 기한을 연기한 것은 중국 광전총국의 심의 관련 업무가 적체됐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신규 출시를 위한 사전 검열도 지연되고 있다"며 "7월 1일 이후에 심의를 신청한 외산 게임 중 단 하나도 판호를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룽투코리아는 7월 중 규제당국에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의 심의를 신청했으나 아직 판호를 발급받지 못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도 임박한 중국 출시를 앞두고 현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전가입을 진행하고 있으나, 정작 서비스 허가를 아직 받지 못했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도 마찬가지다.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리니지2: 레볼루션'은 개발 초기부터 국내 버전과 중국 버전으로 제작팀을 2원화한 게임들이다. 엔씨와 넷마블이 중국 시장을 신속히 공략하기 위해 '속도전'을 펼친 셈인데, 이같은 구상이 중국 정부 당국의 규제 시스템 변화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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