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대부분 공기업들은 딱딱하고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보편적 생각에서 벗어나 민간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신경영문화를 적극 도입하는 공기업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원장 정용빈)은 지난해부터 단순 행정조직에서 벗어나 디자인 R&D 본분에 충실한 연구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지난해 6월 정용빈 원장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인 정 원장은 취임 이후부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을 보다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공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해왔다.

◆ 경영효율성 위한 조직개편…더 가볍고 빠르게

지난 8월 말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조직체계의 슬림화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부서별 미션을 확실하게 부여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딱딱한 공기업의 관(官) 이미지에서 벗어나 행정조직에서 디자인 R&D를 잘하는 연구조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특히 직책도 사무원-대리-과장-차장의 직급 체계를 연구원-주임-선임-책임-수석-마스터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관리직의 책임을 강화했으며 과제지원과 진흥 중심이었던 조직체계를 중소기업을 돕는 '국가 디자인 경영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편을 추진했다.

종전의 조직·직급체계도 PD(Project Director)·PM(Project Manager)제로 전면 개편했다. 실·팀을 그룹으로 묶어 PD로 통합했고 의사 결정단계를 축소해 속도와 통합시너지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도록 유도했다.

결과적으로 43개였던 조직이 20개 단위로 통합됐으며, 해당 PD실의 책임자에게도 실장 대신 PD라는 직명을 부여해 높은 책임감을 갖고 부서를 이끌 수 있도록 했다.

◆ 직원 전문성 강화 위한 내부혁신

이번 디자인진흥원의 조직개편 이면에는 정 원장과 임직원들의 고민과 이를 과감히 실행시키는 추진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올해 초 디자인진흥원은 8·5 출퇴근제를 도입했다. 출퇴근 시간을 한시간씩 앞당겨 저녁시간을 건강이나 문화, 자기계발 등에 할애해 직원역량 강화를 꾀하고자 했다.

또한 '견문록의 날'을 월 1회 운영하고 있다. 이날은 직원들이 시간을 자유롭게 계획해 디자인이나 업무관련 세미나 및 행사참가, 독서 시간을 갖도록 한다. 견문록의 날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산해내기 위한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에 더해 직원역량과 생산성,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혁신리더과정'을 신설했다. 이 과정은 주로 간부급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선발해 6개월 간 교육 파견 형식으로 진행된다.

회사 지정과정(50%)과 자기주도 학습과정(50%)으로 이뤄지며 자기학습의 경우 외부 교육이나 특강, 세미나, 해외 단기연수 등 본인이 스스로 계획해 업무에서 벗어나 교육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중소중견기업 디자인인력지원사업 채용박람회 <사진 제공=한국디자인진흥원>

◆ 코리아디자인센터…지역주민과 소통의 장(場)으로

소통·개방·협력·공유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3.0 시책에 발맞춰 코리아디자인센터도 단순히 중앙 정부가 운영하는 디자인센터 건물에 머물지 않고,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성을 띈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우선 1층 인테리어 개선을 실시하고 다수의 책상과 의자를 비치해 동네 주민을 포함한 센터를 방문하는 내방객이나 입주사의 누구라도 담소를 나누거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오픈형 회의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지난 4월부터 매달 지역시장 및 상인 커뮤니티와 연계해 디자인 상품을 비롯한 먹거리, 패션·생활소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디자인플리마켓을 개최해오고 있다. 판매 후 최종 수익금은 지역 복지관에 기부한다.

이와 함께 내달 오픈을 앞두고 1층 로비 한 켠에 약 100평 규모의 디자인 기반 시설인 디자인 소재 전시관을 구축 중이다. 이 공간은 신상품 개발을 위한 플랫폼 기능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디자이너, 중소중견기업 대상 맞춤형 소재교육과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와 협력해 디자인 중심 소재개발 및 지원사업, 교육 프로그램 등의 운영도 계획 중이다.

◆ 4차 산업혁명 '전초기지' 역할…디자인 통한 개별 맞춤화 시대 열릴 것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미래에 대한 준비는 디자인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미래 사회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은 개별화, 맞춤화를 대량생산 금액으로 제작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특징인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결국 미래사회는 개별 맞춤화가 각광받는 시대가 될 것이며 원천기술보다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개별 맞춤화의 열쇠는 디자인에 있으며 모든 산업에 걸쳐 완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아이템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나아간 미래에서 디자인은 기계화에 따른 사이버 공간과 의식주가 이뤄지는 인간 세상을 연결해 주는 핵심 브릿지 역할까지 수행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