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저금리 기조와 기업 구조조정 등 악재 속에서도 국내 금융사들이 비교적 좋은 실적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신한은행은 0.01% 하락, 국민은행은 1.58%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날인 19일 가장 먼저 성적표를 공개한 우리은행의 NIM은 전분기보다 0.02% 증가한 1.87%를 기록했다

이는 대출을 늘리고 부실을 털어내는데 주력한 가운데,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개선과 대손비용 및 영업비용 등도 강도 높게 관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일 3분기 실적발표에 나선 신한금융지주는 4년 만에 3분기 누적 순익만 2조원을 넘겼다. 3분기까지 순익이 2조16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2%, 전분기 대비로도 3.6% 늘었다.

신한금융이 높은 실적을 낸 배경엔 대출자산의 성장세가 한 몫 했다. 올해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1분기 0.9%, 2분기 2%, 3분기 3.1%로 성장속도가 가속화됐다.

가계대출은 전세자금대출 및 우량신용대출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7.9%, 기업대출은 우량 중견 비외감기업 대출 증가로 전년 말 대비 4.1%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하락이 예상됐던 은행의 NIM은 전분기 대비 0.01% 축소에 그쳤다

비은행 부문도 선전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주식 거래량 감소, 저금리 고착화 등 각종 악재에도 안정적 실적을 냈다.

신한카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2.1% 늘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권 전반의 실적 부진으로 전년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하지만, 분기 중으론 3분기 연속 이익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생명은 손익이 전년동기 대비 44.4% 늘었다.

대손비용, 판관비 등 영업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한 것도 순익 증가에 기여했다. 올 상반기 조선·해운업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속되며 그룹의 대손비용은 늘었다. 하지만, 3분기엔 일회성 전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대손비용이 안정화됐다. 그룹 차원의 지속적 비용절감 노력으로 판관비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1% 늘어난 1조6898억원을 기록,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적극적인 비용통제 노력과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희망퇴직 효과로 일반관리비가 잘 통제되고, 대손비용이 낮게 유지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반관리비는 전분기와 비교해 6.9% 감소한 9950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지속했다.

특히, KB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2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5% 증가했다. 이중 가계 대출은 121조5000억원, 기업 대출은 97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모두 5.4% 상승했다.

NIM은 전분기와 같은 1.58%를 지켰다. 여신성장으로 이자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은행 영업의 근간을 이루는 원화대출금은 3분기 기준 218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5.4% 증가했다. 이중 가계 대출은 121조5000억원이었다.

우리은행도 3분기 연결기준으로 3556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3분기 누적으론 1조1059억원의 순익을 내 전년 동기보다 31.6% 증가했다. NIM은 전분기보다 0.02% 증가한 1.87%를 기록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기준금리 인하 등 악재에도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 위험부담은 줄이고 가파른 대출 증가로 수익성은 개선된 결과다.

우리은행은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으로 3분기 만에 전년도 연간 당기순익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서 현재 진행 중인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을 받아 대출해주는 것은 은행만 할 수 있는 일이다"며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커지면서 대출수요도 늘어나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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