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를 넘어 함께 쓰는 ‘공유경제’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요즘 아파트는 많은 가구가 한 동, 한 단지에 모여 살기 때문에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추세다. 사진은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 야경투시도.

[이뉴스투데이 최형호 기자] 주차장, 커뮤니티센터 등 단지 내 공공시설을 외부에 개방 및 공유해 실속을 챙기는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면서 유휴 공간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를 넘어 함께 쓰는 ‘공유경제’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공유경제’란 제품을 소유하는 데에 집착하기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빌려 쓰는 형태의 경제활동 방식을 뜻한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 간의 물품 및 서비스 공유에서 지자체 간 온실가스 배출권 공유에 이르기까지, 대상 및 범위도 폭넓다.

이렇듯 다양한 공유를 실천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으로 각광받는 것이 바로 아파트다. 아파트는 많은 가구가 한 동, 한 단지에 모여 살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충분한데다 소통도 비교적 쉽다.

기본적인 신뢰가 밑바탕이 되는 ‘주거 공동체’인 만큼 사기 및 손해 우려도 덜 수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12월 경남 거창군 송정도시개발지구에서 분양한 ‘거창 푸르지오’는 이웃과 자전거를 함께 나눠 탈 수 있도록 돕는 ‘자전거 셰어링 시스템’, 홈가드닝 노하우와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가드닝 스쿨’ 등 입주민들이 서로의 자산 및 재능을 공유할 수 있는 색다른 서비스를 제안해 큰 관심을 모았다.

공구세트 등 단발성이 강한 생활문화용품들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생활문화용품 프리렌탈 서비스’에도 호평이 잇따랐다.

견본주택을 찾은 한 지역민은 “요즈음은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다들 생활도, 마음도 바빠 이웃 간에 정을 쌓기가 쉽지 않다”면서 “아파트가 나서서 입주민들 간의 교류를 지원하겠다고 하니 반갑고 기대가 된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단지 밖 이웃들과 손을 맞잡은 아파트들도 많다. 경기 부천시 내 ‘중동 금강마을’ ‘하얀마을 현대아이파크’ ‘조공2차 아파트’는 지난 6월, 부천시와 단지 내 주차장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출근 시간 이후 한산해지는 아파트 주차장을 인근 관공서와 함께 쓰고, 공공시설 이용료를 할인 받는 형태다.

빈 공간을 활용해 서로가 이득을 취한 공유경제의 모범 사례로, 동참을 원하는 이웃 단지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영종하늘도시 우미린’은 단지 내 실내수영장을 외부에 유료로 개방해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다.

주로 대형 건설사의 대단지에 들어서는 실내 수영장은 입주민들을 위한 고급 ‘특화’ 시설로 기획되며, 실제 이용률 및 만족도도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유지관리비가 소요돼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입주민 김 모 씨는 “초반에는 입주민들만의 혜택을 침해 당하는 것 같아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바로 옆 단지에 사는 아이의 친구들이 수영을 배우려 먼 거리의 스포츠센터를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좋은 시설을 함께 나누면서 관리비 부담도 덜 수 있는 좋은 방편이라 외부 개방에 적극 찬성했다”고 전했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