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형 '더 뉴 트랙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한국지엠 쉐보레가 17일 내놓은 '2017년형 신형 트랙스'가 네티즌들로부터 조롱당하고 있다. 이전 모델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지는 데다, 타사 동급 모델과 비교해봐도 외관이나 가격‧기능 등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치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한국지엠 측이 "신형 트랙스가 소형 SUV 시장 1위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에 대해선 일부 네티즌들은 어이 없어하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이날 서울 강남구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더 뉴 트랙스'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신형 트랙스는 2013년 이후 3년 만의 부분변경 모델로, 내외관 디자인을 바꾸고 첨단 안전시스템을 장착했다.

이일섭 한국지엠 마케팅본부 전무는 이날 행사에서 "더 뉴 트랙스로 소형 SUV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보배드림 등 국내 자동차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같은 한국지엠의 포부가 무색할 정도로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소형 SUV급에도 불구하고, 2800만원 대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대에 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은 "가솔린과 디젤 가격은 기존 모델 대비 트림별 최대 125만원 낮게 정해, 기본 모델 구매 가격을 1800만원대 초반까지 낮췄다"고 했지만 1800만원대 초반이란 가격은 어디까지나 '깡통차'에 국한된다.

다시 말해 옵션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차량 가격만을 인하한 것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산 계기가 됐다. 실제로 옵션 몇개만 집어 넣어도 가격은 껑충 뛴다.

<사진캡처=한국지엠 홈페이지>

트랙스 1.6 디젤 LT 디럭스 모델의 경우 기본가는 2435만원이다. 선호도가 높은 외장 컬러 '스노우 화이트 펄'을 선택하면 10만원의 추가금액이 붙는다.

여기에 '스타일 패키지(120만원)'와 '마이링크 & 세이프티 패키지(100만원)'를 옵션으로 추가하면 차량 가격은 2665만원까지 올라가게 된다. 무려 230만원 가량 가격이 뛰어오른 셈이다.

2665만원이면, 동급 차량인 티볼리(2017년형) TX 디젤 트림의 풀옵션과 맞먹는다. 심지어 상위 차급인 스포티지 U2 1.7 디젤 2WD 노블레스(2530만원), 투싼 디젤 1.7 2WD 모던 DCT(2565만원)에 100만원 상당의 추가 옵션을 넣을 수 있는 금액이다.

이날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는 '트랙스 신형 풀옵 가격'이라는 글이 게재 돼 화제가 됐다.

게싯글에 따르면, 1.6 디젤 LTZ의 가격은 2730만원, 1.6 디젤 LT 디럭스는 2759만원, 1.4 가솔린 터보 LTZ는 2540만원, 1.4 가솔린 터보 LT 디럭스는 2509만원이다.

이 견적서를 본 한 네티즌은 "트랙스는 1700~2300만원에서 머물러야 할 급"이라며 "윗급인 투싼, 스포티지보다 비싼게 말이 되나"며 의아해 했다.

다른 아이디 '항상좋***'는 "트랙스는 말이 풀옵션이지, 경쟁차 풀옵션하고 비교하면 빠지는게 많다"며 비싼 가격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신형 트랙스의 옵션별 가격을 게재한 또 다른 글에서도 부정적인 분위기는 이어졌다.

특히 "디젤 모델의 경우, 풀옵션보다 한 단계 낮은 트림인 LT 디럭스의 가격이 더 비싼것과 관련해 일부로 LTZ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디 '사성화*****'는 "트랙스의 경우 LTD라고 해도 그다지 옵션이 좋은 차가 아니다. 카쉐어링용 차량으로 LTD를 뽑아 쓸 정도"라고 폄하했으며, 또 다른 유저는 "풀옵이나 그 바로 아래 단계에 혹하는 옵션이 많아서 실제로 구형 트랙스 구매자 중에는 LTZ가 의외로 많다"며 한국지엠의 꼼수를 지적했다.

가성비를 문제로 꼽는 이도 있다. 아이디 '밤하늘**'은 "말이 가격인하지 옵션 좀 넣으면 가성비가 떨어진다. 18인치 휠, LT 래더패키지 등은 LTZ 트림을 사게 유도하는 옵션"이라며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도 낮은 트림에서는 제외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편의 사양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미국에서 출시된 트랙스의 경우 에어백이 10개를 장착하지만, 국내에서 출시된 에어백은 6개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이디 '월하치*'은 "티볼리(경쟁차종)만큼이라도 넣었어야 했다"면서 "본인들 입으로 안전의 대명사니 뭐니 하면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하위 차급인 스파크의 경우도 LTZ 트림에 리어사이드 옵션을 추가할 수 있는 반면, 신형 트랙스에는 옵션 기능이 제외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여전히 디자인이 촌스럽다", "중국차도 아니고 90년대 차같은 센터페시아", "스파크 롱베이스 버전인 듯", "소형이면 소형 답게 많이 팔생각을 해야지 가격이 싼타페급" 등 불만의 글들이 속속 퍼지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여론도 없지는 않다. "구형에 비해서는 가성비가 많이 좋아졌다"거나 "이전 모델에 비해 상품성이 개선됐다"는 등의 글도 확인됐다.

신차가 출시된 첫날부터 소비자들의 호된 질타를 받는 경우는 이례적 일이지만 상당수 네티즌들의 지적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당초 한국지엠이 '소형 SUV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계획은 다소 버거워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쌍용차 티볼리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총 2만7599대로, 월평균 3067대씩 팔리고 있으며, 르노삼성의 QM3 역시 같은 기간 누적 판매량은 9267대로 매월 1000대 이상씩 팔려나가고 있다.

반면, 트랙스의 누적 판매량은 7585대로, 경쟁 차종인 티볼리나 QM3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트랙스는 충성도가 높은 모델이 아닌데다 이미 시장에는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강자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형 SUV 시장 공략을 노리고 신형 트랙스를 출시했다고 하기에는 경쟁 차종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한 '무기'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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