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올해 상반기 출시된 르노삼성 'SM6', 한국지엠 '올 뉴 말리부', 베스트셀링카인  기아차 '쏘렌토', 현대차 '아반떼'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우려하던 '판매절벽'이 현실이 됐다.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혜택'이 지난 6월을 끝으로 종료되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게 닫았다.

출시와 동시에 흥행가도를 달리던 신차들의 성공신화는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국산차 업체들은 남은 하반기 동안 '실적부진' 후폭풍에 시달리게 됐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7월 내수 판매량은 12만1144대다.

지난 6월 내수실적 16만1062대 보다 24.78%(3만9918대) 감소한 수치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한 13만5465대와 비교할 때도 10.57% 줄었다.

특히 7월 판매량은 올해 초 개소세 인하 종료 여파로 판매가 급감했던 1월 10만6308대과 2월 11만616대 이후 최저치다.

이후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개소세 인하 정책을 지난해 12월에서 6월로 연장했고, 국산차 업체 5곳의 판매실적은 3월 14만8848대, 4월 13만9617대, 5월 14만5815대로 회복세를 보여왔다.  

우선 현대차는 7월 국내시장에서 4만7879대를 판매했다. 전월 판매량 6만9970대 보다 31.57%(2만2091대)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동안 기아차는 4만4007대를 판매하며 전월(5만2506대) 대비 16.19%, 한국지엠은 1만4360대 판매하며 전월(1만8058대) 대비 20.48% 감소했다.

쌍용차의 경우 7월 7546대를 팔며 전월(9750대) 보다 22.61%, 르노삼성은 7352대 판매에 그치며 전월(1만778대) 보다 31.79% 실적이 하락했다.

특히 꾸준히 판매량을 높여가던 신형 모델들의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출시된 르노삼성의 중형세단 'SM6'는 준중형 SM3와 준대형 SM7의 중간체급에 포지셔닝되며 차별화 무기로 '고급화'를 내세우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시 첫 달인 3월 6751대 판매되며 시장 흔들기에 나선 SM6는 4월 5195대, 5월 7901대, 6월 7027대 판매되며 꾸준히 높은 실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된 이후 7월 내수 판매량은 전월 대비 35.85%나 뚝 떨어진 4508대에 그쳤다.

한국지엠 '올 뉴 말리부'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4월 말 출시한 신형 말리부는 5월과 6월 내수시장에서 각각 3340대, 6310대 판매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7월 들어 말리부의 판매대수는 4618대로, 전월 대비 26.81%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쌍용차의 '티볼리'는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월평균 3000대 이상의 판매를 유지하며 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지난달 실적은 2832대로, 6월 3507대에 비해 19.25% 줄었다.

이와 함께 3월 판매를 시작한 티볼리의 롱바디 모델 '티볼리 에어'는 출시 다음달인 4월 2342대, 5월 2420대, 6월 2204대 팔리는 등 월판매 2000대를 가뿐히 넘겨왔다.

하지만 7월 들어 티볼리 에어의 '2000대 판매 마지노선'은 붕괴됐고 6월 대비 28.45% 쪼그라든 1577대 판매에 그쳤다.

각 업체별 베스트셀링카와 주력모델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6월 내수시장에서만 1만2364대가 팔리며 국산차 전 차종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현대차 아반떼는 7월 들어 6244대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출시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현대차 EQ900은 7월 내수시장에서 전월  판매량(3025대)의 40% 수준인 1217대를 판매했다.

기아차 쏘렌토도 7월에 전월 판매 7250대 보다 36.78% 줄어든 5483대가 팔렸다.

한국지엠의 올란도와 임팔라는 각각 전월 대비 35.23%, 52.0% 감소한 1000대, 542대 판매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의 전략차종 QM3는 전월 보다 148대 못 미치는 1066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도 전월 대비 323대 적은 2004대가 판매됐다.

이 같은 내수판매 절벽에도 불구, 나름대로 선전을 펼치며 판매를 견인한 차종도 있다.

기아차의 대형 미니밴 카니발은 7월 6773대 팔리며 전 차종 판매 TOP3에 안착했다. 전월 실적 5948대보다 13.87% 판매가 늘었고 순위도 8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또 지난달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제네시스(DH)의 부분변경 모델 G80의 활약에 힘입어 총 4574대(DH제네시스 1374대, G80 3201대)가 팔렸다. 전월 판매대수 2711대에 비해 무려 68.72% 늘었다.

하지만 이들 차종은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상쇄시킬 만큼의 실적을 내지는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조치가 끝나자 우려했던 대로 내수 자동차 시장의 판매급감으로 이어졌다"며 "보통 3~4개월간 이어지는 신차들의 판매호조 약발도 떨어져가고 있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차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는 또다른 신차를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있을 만한 파격적이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실적부진을 타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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