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라' 스마트폰 이미지 <사진=구글 홍보영상 캡처>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구글이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체 OS(운영체제) 역량 강화에 나선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향후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구글 관계자를 인용해 구글이 올해 연말까지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 디자인과 설계에 직접 개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개발 중인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가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구글의 스마트폰용 OS(운영체제) ‘안드로이드’는 애플의 ‘iOS’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iOS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애플의 자체 기기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과 달리 개방형 소스로 다수의 제조사들이 자사의 기기에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이번 스마트폰 개발을 안드로이드의 파편화를 우려해 직접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최신 버전인 ‘iOS9’ 사용률이 80%에 육박하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최신 버전인 ‘마시멜로우’ 적용 기기 비중이 1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최신 기능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기본 탑재한 레퍼런스 모델인 ‘넥서스’ 시리즈를 타 제조사를 통해 출시해 왔다. 올해 LG전자와 화웨이가 각각 ‘넥서스 5X’와 ‘넥서스 6P’를 출시했다. 하지만 iOS 사용자 전체를 차지하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넥서스의 비중은 높지 않다.

이처럼 구글의 OS 정책이 제대로 시장에 보급·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자체 스마트폰 개발은 애플과 같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 동안 안드로이드 외에도 인공지능(AI) 솔루션 ‘구글 어시스턴트’를 비롯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앱) 소프트웨어 역량을 쌓아온 구글이 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4월 순다 피차이 CEO 산하에 하드웨어 통합 담당 부서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넥서스와 아라 등 스마트폰 뿐 아니라 ‘픽셀’, ‘크롬북’ 등의 태블릿·노트북부터 통신장비 등 모든 하드웨어 사업을 맡게 된다. 총괄은 구글이 인수했다 레노버에 다시 매각한 모토로라 전 대표인 릭 오스텔로가 맡는다.

구글의 이 같은 행보는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체 OS 개발에 나서고 있는 움직임과 대조적이다.

애플은 지난달 연례 개발자회의를 통해 최신 ‘iOS10’을 비롯해 자사의 제품군에 적용되는 ‘맥OS’, ‘워치OS’, ‘TV OS’ 등의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시리’가 기본 모바일기기에서 ‘맥북’, ‘애플TV’까지 확대 적용됐으며 시리의 개발자키트가 공개돼 타사의 앱에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강화에 대응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자사의 IoT(사물인터넷) 가전제품 등에 적용하는 리눅스 기반 OS ‘타이젠’을 개발해 운영 중이며 화웨이와 샤오미도 각각 안드로이드 기반의 UI ‘EMUI’, ‘MIUI’를 자사의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최근 애플 출신 UI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노키아 등에서 근무한 개발자들로 구성된 OS 개발팀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모바일 OS 개발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 및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구글과 공생관계에 있던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체 상품에서 직접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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