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왼쪽), 기아차 K7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국산차 업체들이 잇따라 신차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혜택이 이달을 끝으로 종료됨에 따라 당장 7월부터 닥쳐올 판매급감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신차는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판매강세를 보인다. 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소비자 호기심이 맞물리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간섭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기존 차급에서 판매 중인 모델들이 자리잡고 있고 동등한 급의 차종이 아니라도 판매량을 뺏어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신차가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주력모델 및 완전변경(풀체인지)한 신차 보다는 단순 연식 변경(페이스리프트)이나 비인기 모델이 대부분이라는 이유에서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가 확정된 신차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제네시스 G80와 신형 그랜저(IG), K5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K7 하이브리드, 모닝, 한국지엠의 말리부 하이브리드, 볼트, 신형 크루즈, 르노삼성자동차의 QM6 등이다.

우선 준대형 차급인 신형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 대 기아차의 치열한 집안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1월 신형이 출시된 K7의 경우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총 판매량은 2만2475대다. 2월 6046대, 3월 6256대, 4월 5504대, 5월 4669대 팔려 꾸준히 판매 상위 모델에 랭크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차급의 그랜저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그랜저는 총 1만8735대를 판매하며 K7에 밀리고 있다.

특히 K7이 출시되기 전인 지난 1월 5041대를 판매했던 그랜저는 2월 들어 3876대로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고 3월 4550대, 4월 5165대, 5월 5144대를 팔았다. 매월 6000대는 가뿐히 팔아넘겼던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실적이다.

이에 따라 두 차량 모두 신형 모델 출시와 함께 피 튀기는 고객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는 6년 10개월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비슷한 외관과 함께 현대차의 최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K7 하이브리드는 외관 디자인에 추가적으로 신규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고, 공기저항을 적게 받는 하이브리드 전용 휠을 장착했다.

르노삼성 QM3(왼쪽), QM6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QM6와 QM3의 충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M6가 출시된 이후 형제 차종인 SM5가 두드러진 판매부진을 보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준대형 차급인 SM6는 지난 3월 국내 시장 판매를 시작했다. 중형 차급인 SM5와는 포지셔닝이 달랐기 때문에 회사는 판매간섭에 대해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SM6는 각각 6751대, 5195대, 7901대 팔려나가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하지만 SM5의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해에는 총 2만3866대, 월평균 1989대 판매하며 르노삼성의 매출을 책임졌었지만, SM6가 출시된 이후 3월 판매량 867대, 4월 764대, 5월 379대로 매월 급감하고 있다.

르노삼성 측은 "전체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에 간섭현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형급 QM6가 소형 QM3의 수요를 잠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의 중형 SUV QM6는 2007년 11월 출시된 이후 단 한번의 완전변경를 거치지 않은 노후 모델 QM5 후속모델이다.

또 상반기에 출시됐던 모델에 비해 자동차 업계에 화두가 될 만한 차종이 적어 개소세 인하가 적용되던 시기만큼의 판매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종료 이후의 실적한파가 예상되면서 업체들이 당초 계획보다 신차를 일찍 선보이고 있다"면서도 "볼륨모델보다는 비주력 모델이, 완전변경 보다는 부분 변경모델이 많아 수요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칠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차가 출시되면 간섭현상은 당연히 따라오는 문제로, 감내하는 하는 부분"이라며 "업체들은 대대적이고 파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동반하면서 하반기 판매를 늘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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