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금융권에선 전통적으로 은행과 보험의 영업 방식이 대비돼 왔다. 은행은 지점이나 영업점을 개설하면 고객이 찾아오는 방식으로 영업을 펼쳐온 반면, 보험은 영업점이나 지점에서 설계사들이 고객의 직장이나 가정 등을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영업을 펼쳐왔다. 그런 탓에 은행은 어떤 곳에 지점을 개설하느냐가 중요한 반면 보험은 어떤 설계사를 구인하느냐가 영업력을 좌우 했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이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예대마진의 수익 구조로는 은행의 생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수수료수익 비중이 가장 높았던 펀드나 방카슈랑스의 판매 수수료등이 감소하면서 이를 만회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나아가 ISA와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면서 기존 주거래 고객을 지키고 새로운 주거래 고객을 잡는 일도 은행의 몫이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권은 ‘숨어있는 고객 찾기’란 명목아래 태블릿 브랜치 영업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태블릿 브랜치는 은행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태블릿PC를 통해서 은행업무를 처리해주는 것을 말한다. 과거, 단순히 서류를 받아오는 정도에서 최근엔 은행 창구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으로 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KB태블릿브랜치’ 서비스를 도입했다. KB국민은행 은행원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가 수신•여신•카드는 물론 외환•퇴직연금 등의 업무 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조회•해지는 물론 자산관리 상담과 포트폴리오 설계 등 영업점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특히 ‘KB태블릿브랜치’는 종이서식과 전자서식을 병행했던 기존 태블릿 브랜치의 가입서류를 전자서식으로 모두 바꿔 가입 절차도 간소화 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 단말과 실시간 연계를 통해 금융상품 정보와 아웃바운드 1대1 상담도 가능케 했다.

지난 2014년 국내 은행으로는 일찌감치 태블릿 브랜치를 도입한 KEB하나은행은 4월부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태블릿 은퇴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운영중이다. 이 서비스는 KEB하나은행의 강점인 PB와 자산관리에 로보어드바이저를 결합한 것으로 은퇴 후의 자산관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태블릿PC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태블릿PC를 활용해 고객과 현장에서 만나 즉시 통장과 인터넷뱅킹을 신규로 가입가능토록한 ‘S-TB(Shinhan-Tablet Branch) 즉시신규’ 서비스를 전 점포로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S-TB서비스에 계좌발급과 인터넷뱅킹, 신한카드 신규접수까지 그 자리에서 한번에 원스탑으로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우리은행도 지난 2월 태블릿PC 117대(영업점 117곳)를 시작으로 현재 280대(243곳)까지 확대했으며. 농협도 지난해 9월 태블릿PC 1170여대를 전 영업점에 배치해 운영중이다.

금융권에선 은행들이 이처럼 태블릿 브랜치 확대에 나선데는 숨어있는 고객들을 잡기위한 일환으로 본다.

몸이 불편해서 은행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시간이 모자라 계좌를 만들지 못하거나 거래 은행을 방문할 시간이 없는 고객들이 숨어있는 고객들인 것이다. 은행이 이들을 직접 찾아감으로 이들의 금융이용 불편을 덜어주는 것이다.

계좌이동제를 통해 500만여건의 주거래 계좌 변경이 이뤄졌다지만 계좌가 없으므로 이동하지 못한 잠재고객은 훨씬 많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면서 월급 통장을 변경한다고 할 경우 평소 은행 방문이 어려운 직원들은 해당 은행에 계좌가 없을시 난감하다. 하지만, 이 때 해당 은행 영업점에서 태블릿 브랜치를 활용해 단체로 계좌 개설에 나설 수 있다.

뿐만아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담을 통해서 고객 유치가 가능하다.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 주거밀집지역에서 재테크에 관심있는 주부들이 은행에 해당 서비스를 신청시 영업직원이 방문해 연금이나 예·적금 등을 설명하고 현장에서 즉시 가입시킬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태블릿 브랜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은행 영업점에서 받을수 있는 수준의 상담과 서비스를 받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만된다"고 말했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