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가 현실화함에 따라 한-영, 한-EU 간 무역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EU FTA 체결은 EU에 영국이 포함된 것을 전제로 체결했기 때문에 EU의 시장 규모의 축소로 우리가 재협상을 통해 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결국 가결되면서 우리나라와 EU 간의 무역 관계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증시 관계자는 이번 브렉시트 쇼크와 관련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기까지 2년의 유예기간이 있으며 이 기간 동안에는 현재의 단일시장체제가 유지된다"면서도 "2년 안에 협상이 완료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와의 경제 관계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는 FTA를 포함 영국과 EU와의 경제관계를 광범위하게 재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영국의 수입에서 EU를 제외한 FTA 체결국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1.5%를 차지한다. 한국은 노르웨이와 스위스, 터키 다음으로 4번째로 큰 7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FTA 체결을 진행하지 않으면 당장 관세율 인상에 의한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 기업의 수익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 14층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을 비롯해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상목 차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국제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간 통화스왑 방안도 검토 중"이며 "브렉시트 결정에 대해 주요 7개국(G7) 등이 공동으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예정인데 우리도 주요 20개국(G20), 중국·일본, 국제금융기구 등과의 국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주요 통화의 움직임, 외환과 외화 자금시장,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금융 부문 변동성이 수출 등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련부처와 협의해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당초 시장은 영국의 잔류를 예상했으나 투표 결과가 EU 탈퇴로 확정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단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 보유액 등 대외 건전성과 재정 여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는 그간 점검해온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G20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국제금융기구와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수립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고 금융사들의 외화유동성 상황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해 "정부는 조속히 시장의 불확실성 제거에 주력해야 하며 경기 침체와 막대한 가계부채, 취약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사태에 이어 또다른 악재가 터졌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쇼크로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폭락하면서 이날 하루 동안 시가총액 47조원이 증발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한때 외국인 매도로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전일 대비 3.09%(61.47포인트) 급락한 1925.24로 마감했다. 이는 2012년 5월 18일(-3.40%) 이후 4년1개월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4.76%(32.36포인트) 떨어진 647.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1259억870억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1221조558억원으로 37조5290억원이 감소했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208조6750억원에서 198조730억원으로 9조9120억원이 줄어들었다. 이에 국내증시의 양대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하루사이에 무려 47조441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코스피 시장에선 823개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상승한 종목은 40개에 불과했다. 15개 종목은 보합권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1070개 종목이 하락했고, 67개 종목만 상승마감했다. 폭락장에서도 녹십자랩셀과 제이씨현시스템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는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란 코스닥150지수 선물 가격이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고, 코스닥150지수 현물 가격이 3%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장(현지시간 오후 1시 개장)이 개장한 이후 곧바로 전날보다 2.92% 내린 2807.62를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0.28% 내린 2883.76으로 출발해 1.20% 하락으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도 오후장 한때 3.43%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오후장이 개시된 이후 상하이지수는 다시 반등세를 보이며 오후 1시15분께 낙폭을 1.74%로 줄였다.

브렉시트 가능성 고조로 일본 닛케이산업지수가 장중 8% 이상 폭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한때 4.67%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24일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시장운영 비상대책반'을 가동키로 했다.

이날 최경수 이사장을 비롯해 유가·코스닥·파생상품시장 본부장과 시장감시위원장, 경영지원본부장, 상임감사 등은 금융시장 상황을 긴급 점검한 뒤 향후 국내·외 증시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시장운영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시장 안정화조치 시행 등 시장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 및 대응체계를 유지해 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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