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OS 시에라'에서의 '시리' 구동 화면 <사진 제공=애플>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애플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대표하는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의 활동 영역이 넓어졌다. 기존 ‘아이폰’ 등의 모바일 기기에서만 구동되던 시리를 노트북 등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106’를 개최하고 ‘iOS’, ‘맥OS(macOS)’, ‘워치OS(watchOS)’, ‘tvOS’ 등 4종의 최신 OS(운영체제)를 선보였다.

네 가지 OS를 중심으로 진행된 키노트의 주인공은 단연 시리였다. 요약하자면 앞으로 시리는 다양한 앱의 형태로 더 많은 작업환경에 등장할 예정이다.

먼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모바일 기기에만 탑재되던 시리의 적용 플랫폼이 ‘맥(mac)’을 비롯한 PC·노트북과 ‘애플tv’까지 확대됐다.

애플이 이날 공개한 새 데스크탑 OS의 명칭은 기존 ‘OS X’에서 애플의 컴퓨터 브랜드인 ‘맥(mac)’과 일치하는 맥OS로 변경됐다. 10번째 버전을 맞아 로마숫자로 10을 의미하는 ‘X’이 중복되기 때문에 명칭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맥OS의 이번 버전에는 ‘시에라(Sierra)’라는 이름이 붙었다. 맥OS 시에라는 업그레이드된 시리를 통해 음성으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파일을 찾고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또 검색 결과의 핀·드래그·드롭 등이 가능하며 컴퓨터의 설정을 변경하거나 알람을 설정하고 사진 앱에서 검색을 할 수도 있다.

애플은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검색 등의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리가 아직까지 주된 업무환경인 PC와 노트북에 적용된다면 사용자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맥OS 시에라는 애플의 결제 솔루션 ‘애플페이’까지 탑재해 쇼핑 기능을 지원하며 ‘아이클라우드(iCloud)’를 통한 iOS 기기와의 수월한 파일 연동, 편집 기능이 향상된 사진 앱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애플이 함께 공개한 애플tv용 tvOS와 애플워치용 워치OS는 아이폰과 맥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낮은 플랫폼인 만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시리가 적용된 tvOS는 음성을 통한 영화 주제, 유튜브 검색 등의 기능으로 그 동안 평가가 엇갈렸던 애플tv의 사용 편의성을 다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대표 제품이 아이폰이라면 가장 이목을 끄는 OS 역시 모바일 기기용인 iOS라고 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iOS 10’은 잠금화면에서 알림 등 더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사진·뉴스·뮤직·지도 앱의 업그레이드, 홈 오토메이션 제어 앱인 ‘홈(Home)’ 앱 적용 등이 이뤄졌으며 애니메이션 효과 등이 적용된 메시지 기능 등으로 무장했다.

무엇보다 iOS에 가장 큰 가능성을 제공하는 부분은 시리를 활용한 다양한 앱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폐쇄적 소프트웨어 정책을 유지하던 애플이 시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SDK) ‘시리킷(SiriKit)’을 공개한 것이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시리킷을 통해 시리의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기능이 접목된 메시지 전송, 전화 통화, 사진 검색, 교통편 예약, 지불, 운동 등의 앱을 손쉽게 디자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애플이 시리의 적용 범위를 대대적으로 확대한 것은 앞서 구글과 아마존 등이 각각 자사의 인공지능 솔루션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알렉사(Alexa)’의 API를 공개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로 응용되도록 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애플의 경우 아이폰과 맥이라는 고정적 하드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 같은 특성을 어떻게 활용해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인가가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경쟁에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애플의 최신 OS 개발자 프리뷰는 바로 개발자 프로그램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며 정식 버전은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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