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갤럭시 S7' 공개 행사 무대에 오른 고동진 무선사업부장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올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의 무게중심 이동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S7’ 시리즈의 독주로 요약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중화권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 ‘갤럭시 S7’ 흥행에 독주하는 삼성…애플·LG는 ‘침묵’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 2016’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7과 LG전자의 ‘G5’가 같은 날 공개돼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애플과 프리미엄 시장의 선두주자로 경쟁하고 있는 삼성에 LG가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것.

갤럭시 S7은 전작인 갤럭시 S6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G5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듈화’ 기능으로 ‘혁신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리 갤럭시 S7의 압승으로 기울었다. 갤럭시 S7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11개월 만에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으며 태국,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 14개 신흥국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발표 기준). 갤럭시 S7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량은 1500만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적에도 반영돼 삼성전자는 1분기 전체 영업이익 6조6800억원 중 IM(IT·모바일)부문에서만 3조8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도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 S7의 성공에는 완성도 높은 조립 품질과 IP68등급의 방수·방진 기능, 듀얼픽셀 카메라 등의 적용으로 소비자의 일상적 요구를 만족시킨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LG전자는 듀얼 카메라와 모듈 결합 기능으로 하드웨어 확장성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가 호평을 받았음에도 결합 부위 단차가 디자인 만족도를 저해하고 주변기기 모듈의 실제 유용성과 차기작 호환성 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 등으로 실제 판매 호조를 이끌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G5의 판매량이 총 3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1분기 G5의 마케팅 영업비용 발생 등으로 2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LG전자는 2분기에도 흑자전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스마트폰을 생활필수품으로 사용하게 된 소비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능보다는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의 완성도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애플은 ‘아이폰 6s’의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며 ‘아이폰 신화’가 끝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8% 감소한 505억6000만달러(약 58조1100억원)에 그쳤으며 아이폰의 판매대수도 512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줄었다.

애플은 이 같은 실적 감소가 현행 아이폰 6s가 전작인 ‘아이폰 6’의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며 팀쿡 CEO는 직접 CNBC 방송에서 차기 아이폰에서 반드시 필요한 혁신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며 ‘애플 추락설’을 부인했다.

◆ 이어지는 새로운 시도… LG ‘G5’와 구글 ‘아라’

구글이 공개한 '아라' 스마트폰 <사진=구글 유튜브 영상 캡처>

LG전자의 G5가 보여준 가능성과 같은 도전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구글이 G5와 유사한 모듈 결합 스마트폰의 다른 형태를 곧 선보일 예정이며 모토로라도 모듈 결합 제품을 출시해 이 같은 움직임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달 구글은 2012년부터 진행해온 ‘아라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기본 프레임의 5개 단자에 자력을 이용해 카메라, 스피커, 녹음기, 보조 디스플레, 헬스케어 모듈 등을 장착할 수 있는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의 개발자 버전을 올해 4분기 선보이고 내년에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구글은 아라의 모듈 결합에 자체 표준을 적용해 향후 차기 모델로의 업그레이드 시에도 지속적인 확장성을 제공할 방침으로 현행 모델 중심인 G5의 모듈 기능과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 외에도 레노버 산하에 들어간 모토로라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 월드 콘퍼런스 이벤트’에서 신제품 ‘모토 Z’ 시리즈를 선보였다. 모토 Z가 가장 이목을 끈 부분은 추가 확장팩 ‘모토모드’의 적용으로 JBL 스테레오 스피커와 프로젝터, 대용량 배터리팩 등을 본체에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일상의 필수품으로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혁신 기능’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애플과 삼성이 모바일 결제 솔루션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기능으로 기존 스마트폰의 한계를 탈피하고자 했다면 구글과 LG, 모토로라의 도전은 물리적인 하드웨어 한계마저 깨려는 시도다. 이 같은 시도가 성공한다면 기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내년 애플이 아이폰 신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적용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것과 삼성전자가 내년 중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는 것도 네모반듯한 형태로 자리잡은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도전이 임박했음을 예고한다.

◆ 하반기는 다시 삼성과 애플의 격돌… ‘갤럭시 노트7’ vs ‘아이폰 7’

GMS아레나가 공개한 '아이폰 7' 예상도 <사진=GSM아레나>

상반기가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다면 하반기는 다시 애플의 반격이 예상된다. 팀쿡이 장담한 ‘혁신 기능’을 갖추고 등장할 ‘아이폰 7’과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7’이 격돌할 전망이다.

갤럭시 S7과 넘버링을 맞추기 위해 ‘6’을 건너뛰고 여름 중 공개될 예정인 갤럭시 노트7는 ‘엑시노스8890’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10나노 공정의 6GB RAM, 3500~4200mAh 용량의 일체형 배터리, 64~256GB 저장 공간 등을 탑재하고 방수·방진 기능, 1200만 화소 듀얼픽셀 후면 카메라, 5.8인치 QHD 디스플레이, 홍체인식 보안 시스템까지 적용될 전망이다.

아이폰 7의 사양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4GB 이상의 RAM에 방수, 무선충전 기능 등이 적용되고 모델 사양에 따라 듀얼 카메라, 주변기기 연결용 ‘스마트커넥터’ 등의 적용이 예상되고 있다. 팀쿡이 언급한 새로운 기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어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 중국의 글로벌 진출 움직임

화웨이 CI <사진 제공=화웨이>

하반기 삼성과 애플의 경쟁과 새로운 스마트폰 혁신 트렌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까지 오른 화웨이와 ‘대륙의 실수’ 샤오미가 북미 시장을 노리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화웨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자사의 4G 네트워크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과 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샤오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특허 1500개를 인수해 자사의 스마트폰에 관련 앱 탑재를 가능케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 회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업계 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화웨이는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글로벌 선두로 도약하기 위해 소송전을 시작했으며 샤오미는 미국 시장에 자사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특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는 시각이다.

이 외에도 오포, 비보 등의 중화권 업체들도 프리미엄 사양의 스마트폰 제품을 출시하며 이전까지 중화권 브랜드가 중저가 제품군에 치중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는 등 중화권 업체들의 약진은 최대 규모의 시장인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에 기반한 것으로, 최근의 이 같은 글로벌 진출 움직임은 앞으로 이들 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 애플 등과 대등하게 경쟁하려는 변화의 예고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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