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의 '울트라 올레드 TV(65EF9500)' <사진 제공=LG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LG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띄우기에 조바심을 내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시장 형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한계가 극복되지 않으면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등에 차세대 TV 시장을 넘겨줄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지난 3일 LG전자는 OLED TV를 생산하고 있는 구미공장에 약 40명의 취재진을 초청해 생산라인을 보여주고 품질 경쟁력을 강조했다. 55형, 65형, 77형 OLED TV를 생산하는 구미공장에서 진행되는 충격, 고온, 진동 등의 가혹 실험 과정을 소개하고 특히 고온 실험실에서 168시간에 걸쳐 고온 실험을 거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가 이 같은 가혹 실험 내용을 공개한 이유는 OLED 패널이 고온 등에 약하다는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OLED 디스플레이는 유기물을 사용한다는 특성상 장시간 빛과 고온에 노출됨에 따라 휘도와 색재현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OLED 디스플레이는 같은 화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색이 번지는 등의 ‘번인(Burn-in) 현상’ 등을 보여 내구성 문제 해결이 최대의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수명 문제는 평균 10년 이상의 제품 사용기간을 보장해야하는 TV에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TV와 같은 대화면에 OLED 화소를 정확히 배열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의 OLED TV도 백색 빛을 발광하게 해 기존 백라이트를 대신하고 색은 여전히 LCD와 같은 필터로 구현하는 과도기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상의 기술적 한계는 OLED TV 시장 확대를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는 OLED를 LCD를 대체하는 차세대 TV로 확정하고 시장 확대에 ‘올인’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의 동참이 더뎌 시장 형성이 미미한 상황이다.

실제로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일찍이 OLED TV가 수익성과 제품 완성도 면에서 적합하지 않다며 기존 LCD에 ‘퀀텀닷(양자점)’ 필터를 더해 화질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무기물을 사용하는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OLED에 비해 수명이 길고 보다 높은 색재현율·밝기 구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OLED TV의 생산 단가가 높다는 점이 삼성전자의 불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400만원 아래로 가격을 인하한 55형 OLED TV를 출시했으나 동급의 LCD TV가 100만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아직 고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외면함에 따라 LG전자는 시장 형성에 애를 먹고 있다. 스카이워스와 콩카, 창홍 등 일부 중국 TV 제조사들이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나 아직 그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LG전자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OLED 얼라이언스’ 출범 계획까지 밝혔으나 업계 참여 부진으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IHS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OLED TV 제품의 96.4%는 LG전자 제품이다. 이를 LG전자의 독점적 경쟁력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다른 제조사들의 참여가 거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히려 지난해 3분기 90.3%까지 내려갔던 LG전자의 점유율이 다시 치솟았다는 점에서 시장 활성화는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LG전자는 세계 TV 시장에서 OLED TV의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IHS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분기 4600대 수준이던 OLED TV 판매량은 11만2900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성장세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IHS 발표 기준 OLED TV의 전체 TV 시장 점유율은 2014년 0.1%, 지난해 1.1%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을 발전시킨 QLED TV를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차세대 TV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QLED 디스플레이는 OLED와 마찬가지로 자체 발광하는 소자로 구성되지만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인 퀀텀닷 소자가 활용된다. 아직 시제품도 나오지 않은 단계지만 실제로 구현될 경우 OLED의 수명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퀀텀닷 디스플레이 이상의 화질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백라이트 없이 화면의 어두운 부분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OLED의 장점도 갖추게 된다.

OLED TV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구성과 화질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QLED와 같은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차세대 TV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OLED TV에 올인하고 있는 LG전자 입장에서는 기술적 한계를 하루빨리 극복하고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경쟁에서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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